여름 휴가에서 돌아온 직장인들이 휴가 후유증도 해소하지 못한 채 베이징 올림픽 응원에 빠져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맞춰 기업들도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 TV시청을 금지하거나 아예 업무를 접고 단체응원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17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직장인 1,425명을 대상으로 '업무 중 올림픽 시청' 여부를 조사한 결과, 31.5%가 '인터넷, DMB폰 등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또 53.6%는 '퇴근 후 집에서 재방송을 본다'고 밝혀,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장인의 85.1%가 올림픽 때문에 업무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올림픽으로 업무 효율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각 기업들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꼼꼼한 업무처리와 고객 서비스가 필요한 금융회사는 TV시청 전면 금지가 해법이다.
A증권사 직원 박모(28)씨는 "부장님이 '직장은 노는 곳이 아니다'라고 엄명, 올림픽 경기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작업장에 TV나 라디오를 놔둘 수 없을 뿐 아니라 휴대폰도 갖고 들어갈 수 없어 경기 시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식품, 반도체 회사는 경기소식 중계로 직원 불만을 해소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A식품 관계자는 "위생 문제 때문에 TV 시청을 할 수 없어, 주요 경기가 끝나면 관리직원이 생산라인을 돌며 결과를 곧바로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직원이 100명 가량인 경영컨설팅업체 A사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몰래 숨어서 경기를 볼 바에는 같이 응원하고, 나머지 시간은 업무에 집중하자는 것. 박태환 선수의 자유형 200m 결승 경기가 열렸던 12일 오전에는 회사 1층 로비에 음료와 과일을 마련해놓고 전 직원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상호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인사조직비즈니스팀장은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일률적으로 TV 시청을 제한하거나, 단체 응원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자율권을 주되 매일 오전 회의를 통해 각자의 일일 업무를 상기시키는 게 낫다는 것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강희경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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