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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온정 '시한부 인생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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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온정 '시한부 인생 살렸다'

입력
2008.08.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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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0대 주부의 간 기증으로 하루하루를 넘기기 힘든 시한부 간 질환자 2명이 새로운 삶을 얻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선행의 주인공은 부산에 사는 김영숙(43ㆍ사진)씨.

서울아산병원은 김씨가 간암 환자인 강윤석(43)씨에게, 강씨의 아들 준영(22)씨는 간경화 환자인 이갑영(52)씨에게 각각 간을 기증해 두 환자에 대한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애초 언니의 지인인 이씨가 간경화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간 일부를 이식해 주기로 결심했다. 1남2녀의 자녀를 둔 이씨는 혈액형이 A형으로 가족 중에서는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거나 간염 보균자여서 간을 기증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백방으로 기증자를 수소문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수술 날짜를 잡아 놓은 김씨는 우연히 병원 측으로부터 간암을 앓고 있는 또 다른 환자인 강씨도 생명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강씨의 아들 준영씨가 간을 이식하려 했지만, A형인 준영씨의 간은 O형인 아버지에게 이식될 수 없었다.

김씨는 병원 측에 두 사람 모두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아산병원 측은 준영씨의 간은 이씨에게, 당초 이씨에게 기증하려 했던 김씨의 간은 강씨에게 이식하는 교차 수술이 가능하고 판정했다.

이렇게 기증자가 수혜자가 서로 교차하면서 수술이 더욱 잘 됐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수술을 집도한 이승규 아산병원 외과 교수는 “기증자와 수혜자가 바뀌면서 오히려 기증자가 줄 수 있는 간의 부피와 수혜자가 필요로 하는 간의 부피가 서로 충분해져 더 좋은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현재 기증자와 수혜자 4명 모두 건강한 상태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실한 불교 신자인 김씨는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어머니를 지켜보면서 평소 장기기증의 고귀한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며 “힘든 수술이라 둘째 아들이 처음에 많이 반대했는데 나의 순수한 마음을 깊이 헤아려주고 격려해 준 두 아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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