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상환과 대출자원 조달을 위해 내달 은행채를 대량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장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시중은행이 올 하반기 발행하겠다고 신고한 은행채 규모는 국민은행 4조3,000억원, 신한은행 3조5,000억원, 하나은행 3조3,800억원 등 총 17조2,000억원이다. 이 중 10조원 가량이 이달과 다음달 사이 집중돼 있어 발행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주 민간 평가사 평균 금리보다 0.09%포인트나 높은 연 7%에 3,700억원의 3년 만기 은행채를 발행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신한은행도 연 6.9% 금리로 2년 만기 은행채를 200억원 가량 발행했는데, 2개월 전만 해도 1년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가 연 6.08%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국고채와 은행채의 금리 차(스프레드)가 채권 시가평가제 실시 이후 사상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또 은행채 발행여건 악화로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도 급증하면서 CD금리에 연동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은행채 금리의 고공행진은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대한항공과 한솔제지 등 중장기 자금을 조달하려는 일부 대기업이 3개월 전에 비해 1%포인트나 넘는 금리를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대출부실 우려가 제기되면서 은행의 신용위험이 증가한데다 은행채 발행신고제 실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 '돈 가뭄'의 근본 원인인 수신 부족과 건전성 우려 등은 단기에 해소될 수 없는 구조적 요인이어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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