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광화문 주변 상인들이 다시 울상이다. 100일이 넘는 촛불집회로 입은 매출 타격을 베이징 올림픽 특수로 만회할 태세였지만, 장사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광화문 상인들의 준비는 철저했다. 대형 TV를 비치하고 좌석수를 크게 늘렸다.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안주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각종 서비스도 내걸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시작된지 일주일째인 15일 현재까지 성적은 기대 이하다. 빈 자리를 채울 손님이 없어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광화문 인근의 한 호프집 지배인 최모(42)씨는 "올림픽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솔직히 '특수'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2002년 한ㆍ일 월드컵 이래 대규모 경기 때마다 열린 길거리 응원이 사라진 것이 광화문 상인들에게는 결정타다. 실제로 한국팀이 3차례 치른 축구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모인 길거리 인원은 게임 당 평균 700명에 불과했다.
종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7)씨는 "대형 응원단이 모이지 않아 매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올림픽 기간에 평일의 70~80% 매상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광장 주변의 한식집 주인 이모(58)씨는 "이제 응원하러 오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기가 일과 시간에 치러지는 것도 매상이 저조한 또다른 이유다. 아테네올림픽의 경우 저녁과 밤에 주로 경기가 열러 음식점이 곧 응원무대였지만, 시차가 1시간밖에 안나는 베이징은 퇴근 무렵에 경기가 끝나는 바람에 응원할 경기가 없다는 것이다. 광화문 상인들에게 17일 동안의 올림픽은 촛불집회 기간만큼 길게 느껴지고 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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