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와 공항이라는 공간엔 특별한 바이러스가 팽배하다. 모험과 도전, 떠남과 돌아옴이라는 설레고 벅찬 사건들이 벌어지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그곳. 하늘을 날고픈 인간의 오랜 소망을 실현시켜준 그 공간은 현대의 꿈과 기술을 조합하며 제 존재 이유에 걸맞게 디자인되어 왔다.
비행기 여행을 위한 모든 것들의 디자인을 총망라한 독특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15일 개막한 '에어월드: 하늘 위 디자인의 모든 것'. 독일 비트라디자인미술관이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를 거쳐 네 번째로 여는 순회전이다.
전시는 공항 대합실부터 비행기와 기내 디자인, 승무원들의 유니폼과 기내식 식기, 각 항공사의 기업 디자인(CI)과 항공 포스터의 그래픽 디자인까지 비행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실물과 모형, 사진 등의 형태로 한데 모았다. 20세기의 모더니티가 집약된, '하늘 위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전시다.
상업적 비행이 시작된 1920-30년대의 공항 사진들과 비행기의 최초 형태인 비행정(飛行艇)의 모형, 나무에서 시작해 최첨단 소재로 점차 진화해간 좌석의 실물 등이 제1 전시장을 메우고 있으며, 제2 전시장엔 20세기 가장 뛰어난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 공항의 TWA 터미널과 존 포스터 덜레스 국제공항의 탄생과 발전과정이 펼쳐진다.
세 번째 전시장에서는 기내식기의 변모과정과 함께 군복 스타일의 기능성 유니폼이 60년대 들어 미니스커트 등 여성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실물 유니폼과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크리스찬 디오르가 디자인한 SAS의 겨울 유니폼과 니나리치가 디자인한 에어프랑스의 80년대 유니폼 등도 전시된다.
마지막 전시장에선 A380 등 최첨단 비행기의 사진들을 통해 비행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 거실 분위기로 연출됐던 기내 디자인이 점차 우주적이고 미래적인 형태로 변해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11월 9일까지. (02)720-0667
박선영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