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야구국가대표 선수들이 제38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가 한창인 15일 수원구장을 방문했다. 강대신(63ㆍ15회) 서울고 야구부 후원회장(㈜정원종합산업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캄보디아 선수들은 20일까지 서울고 선수들과 합숙을 하며 한국의 선진야구와 문물을 견학한다.
야구 불모지인 캄보디아에 야구가 보급된 것은 지난 2006년부터. 이화여대 약대 교수를 지낸 김길현 프놈펜 왕립대학 교환교수가 주축이 돼 야구팀을 창단했다. 지난해와 올해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야구용품을 지원하고 기술지도를 했다.
이번에는 ‘아마야구 지킴이’ 강 회장이 나섰다. 사업차 캄보디아에 자주 들르는 강 회장은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에 감복했다. 왕복 항공료와 체제비 일체는 강 회장을 비롯한 서울고 야구부에서 부담한다.
캄보디아에는 프놈펜 왕립대학과 프놈펜 기술대학에 야구팀이 있다. 아직은 동아리 수준인 만큼 모든 면에서 걸음마 단계다. 이번에 방문한 로타, 소파니, 시엉온(이상 생물학), 솜언(경제학), 소바나(법학)도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는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로타는 “야구를 한 뒤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야구뿐 아니라 다른 일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소득이다. 앞으로도 야구를 즐기고 보급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로타 등은 20일까지 오전에는 서울고 운동장에서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산업현장, 민속촌, 서울타워 등을 찾아 한국의 문물과 문화를 배울 예정이다. 이들은 오는 21일 캄보디아로 돌아간다.
강 회장은 “킬링 필드라는 대참사를 겪은 캄보디아에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스포츠라고 생각해 지원을 결심했다. 태국 베트남 등 대부분 동남아 국가들은 일본에서 야구를 보급했지만 캄보디아만큼은 한국야구를 심고 싶다. 조만간 캄보디아에 야구장을 건립해서 한국야구가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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