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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 차이나 레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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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중국 식품이 우리 몸을 망친다' 차이나 레드카드!

입력
2008.08.1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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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칭 지음ㆍ김형호 옮김/시공사 발행ㆍ232쪽ㆍ1만1,000원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에서는 성 조숙증 어린이가 쉽사리 보인다. 월경을 시작하는데다 가슴까지 봉긋한데, 겨우 7살이다. 6살 남자 아이한테서는 수염이 자란다. 어린이들의 구미에 맞는 호르몬이나 화학물질을 참가한 먹거리가 만연하는 탓이다.

성인 중국인들은 생식력이 저하, 8쌍의 부부 중 1쌍 꼴로 불임이다. 호르몬제로 성장을 촉진시킨 해산물을 섭취한 결과다. 아이들의 몸 역시 조숙증 등으로 망가짐은 물론이다.

중국의 '대국적 풍모'는 거의 최악의 대기 조건에서 세계의 건각들을 불러놓고 버젓이 올림픽을 치르는데서 이미 과시됐다. 해외 유수의 언론에서 질타받은 불량식품 퍼레이드 역시 조금도 멈칫거림이 없다. 책은 그 엽기적 행태를 고발한다. 불량식품이 생산되는 위험천만의 현장을 저자가 2년에 걸쳐 확인하고, 2,000여만자(한자)에 달하는 정보를 취합한 결과다.

파오차이(泡菜ㆍ배추와 오이를 소금이나 식초에 절인 음식)를 만드는 공장에서 채소를 절이는 수조 주변에 작은 벌레들이 잔뜩 기어다니는 것을 발견하고는 벌레가 그렇게 많은 이유를 물었다. 곧 "약을 뿌리면 다 없어진다"는 답이 돌아오더니, 한 직원이 웬 약을 뿌리기 시작했다. 농도 98% 이상인 맹독성 살충제 디클로르보스였다. 신선해 보이는 식품일수록 오히려 더 위험하다.

백도는 어떻게 황도로 거듭나는가. 흰 복숭아의 껍질을 공업용 가성소다 속에서 벗기고 파리떼가 우글거리는 수조에 담근다. 이어 레몬 옐로와 식용 황색 5호 등의 염색제가 들어있는 가마에서 살짝 삶으면 백도가 완전한 황도로 변신한다. 사카린과 시클라멘산나트륨으로 화룡점정한 뒤, 출고 날짜가 적힌 표기를 붙이고 각지로 보낸다.

양어장 바닥에 피임약이 깔리고, 사료에는 호르몬이 범벅된다. 전염병 예방에 성장 촉진이라니, 중국에서는 금상첨화의 비법으로 대접받는다. 이발소에 흔해빠진 모발은 비소와 납 등을 이용, 간장의 원료인 아미노산으로 거듭난다.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마약성 강한 양귀비를 넣는 것에 비한다면 차라리 점잖은 일인가?

톈안먼 사태 당시 투옥된 경력이 있는 저자는 "중국의 미래를 위해, 무너져 가는 사회적 양심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며 "정부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미봉책으로 넘어가는 폐습을 벗어야 한다"고 ?꽁慧?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해외 선진국들과 연계 가능한 식품 안전 검측 체계와 기준을 만들 것, 언론의 감독과 공개를 확대하고 강화할 것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것은 그래서다. 책은 "수치와 고통의 감각이 마비된" 중국 사회에서 살아남는 가이드북이자, 이맘때면 식중독 난리를 치르는 한국의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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