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도 읽을 줄 모르는 사이비 승려가 '영특한 도사'행세를 하며 여성 신도들을 농락하고 금품을 갈취해 오다 덜미가 잡혔다.
1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은석)가 공갈 강간 폭행 등 무려 9개 혐의로 구속기소한 변모(55)씨는 7살 때 부모를 잃고 인천 강화도 한 사찰에 맡겨졌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교도소를 드나들기 시작한 변씨는 특수부 검사나 안기부 직원, 기자 등을 사칭하며 여성들을 상대로 금품을 뜯어내는 사기 행각을 거듭해 갔다.
2005년 전과 6범으로 출소한 변씨는 최종 사기의 근거지로 사찰을 정한 뒤 승복 차림으로 A씨(60ㆍ여)가 세운 개인사찰을 찾았다. A씨는 "태백산 토굴에서 수년간 수행하다 부처님이 방향을 제시해 찾아왔다"는 말에 넘어갔고, 변씨는 주지 행세를 하며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변씨는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운명이니 지신제를 지내야 한다"며 제사 지내는 시늉을 하다 A씨를 성폭행한 뒤 이를 빌미로 15억9,000여만원을 뜯어냈다. 사찰운영에 필요하다며 2억원에 가까운 벤츠S500 승용차 구입비용까지 받아냈다.
변씨는 다른 신도들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네 몸에 나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등의 말로 접근한 뒤 성폭행하고 금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8명의 여성신도로부터 가로챈 돈만 19억5,000여만. 변 씨는 "산삼을 먹지 않으면 곧 죽게 된다"며 일반 삼뿌리를 건네주고 산삼으로 속여 돈을 뜯어내는 등 갖은 사기수법을 동원했다.
변씨는 글을 배운 적이 없어 불교경전을 읽기는커녕 염불도 엉터리로 한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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