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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아, 美는 파병-러시아는 철군 늑장… 충돌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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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아, 美는 파병-러시아는 철군 늑장… 충돌 조짐

입력
2008.08.1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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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고리에서 철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나 그루지야가 러시아군이 고리에 여전히 주둔해 있다고 밝혀 그루지야 문제 처리를 둘러싼 러시아의 진짜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구호 물자 지원을 명분으로 해군과 공군을 그루지야에 파견해 본격적으로 러시아 견제에 나섰다.

역사적으로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진 카프카스 지역의 맹주였던 러시아가 오일 달러를 무기로 부활하면서 이 지역에 냉전종식 이후 들어선 친 서구 정부를 보호하려는 미국과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 양상이다.

러시아군 고리에 여전히 머물러, 미군은 개입

러시아군은 14일 그루지야 중부 전략지인 고리에 대한 통제권을 그루지야 경찰에 넘긴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군이 이날 오전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했으며 통제권 인계는 15일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AFP는 그루지야 내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 "러시아군이 돌연 철군을 철회하고 고리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루지야 병력도 러시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고리 진입을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고리 외곽에서 강한 폭발음이 5차례 가량 들렸으나 이것이 러시아-그루지야군간의 교전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8일부터 압하지야 해안에서 해상 경계에 나섰던 러시아 흑해 함대 소속 4척의 함정은 크림반도 우크라이나령 세바스토폴 기지로 돌아갔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장관은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아를 전쟁 이전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으며, 그루지야 영토 통합 논의는 잊어야 할 것"이라고 밝혀 두 지역에 영향력 유지할 것임을 암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드미트리 메드베테프 대통령이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아 지도자와 면담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 의료진과 지원 물자를 실은 미군 수송기 C-17이 이날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도착했고, 14일에는 두번째 수송기도 도착할 예정이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미군의 파병이 그루지야 분쟁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미군이 그루지야의 항구와 공항을 보호할 것"이라며 고무된 모습이다. 하지만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미군은 항구ㆍ공항을 지키기 위해 파병되는 게 아니다"라며"'미국의 적극 개입'을 희망하는 사카슈빌리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었다.

미국ㆍ러시아 날선 상호비판

앞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3일"그루지야의 전쟁 희생자들을 구호하기 위해 미군을 그루지야에 파견한다"며 "러시아는 휴전 약속 이행을 위해 그루지야에서 즉각적으로 철군하라"고 촉구했다. 14일 뉴욕타임스는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 "이번 파병은 미국이 언제 어디서든지 유럽의 동맹국을 돕기 위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러시아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이날 백악관은 과거 냉전시대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러시아는 철군하든지, 아니면 21세기에 걸맞는 외교ㆍ정치ㆍ경제ㆍ안보 체제를 벗어나 국제적 고립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까지 가장 강도 높게 러시아를 비판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4일 프랑스를 방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만난 후 그루지야를 방문해 그루지야에 대한 계속 지원을 약속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미국에 대해 러시아와 그루지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타르 타스ㆍAFP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3일"현 그루지야 지도부가 미국의 '특별한 프로젝트'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미국은 신기루 같은 프로젝트에 매달릴 것인지, 러시아와의 실질적 동반자관계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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