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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수능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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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수능 레이스

입력
2008.08.1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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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거의 날마다 무수히 반복하면 지겹고 힘들다. 직업으로 하는 일처럼.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학교(팀) 우승-국가대표-올림픽(아시안게임) 금메달만을 생각하고 꿈꾸도록 세뇌당한 채, 그 운동만을 줄기차게 반복 수련해온 '금메달교육대훈련원생'이다. 소수의 인기종목 선수들 빼고는 직업(프로)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그래야만 했다.

그래도 이번에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수억대의 성취를, 금메달에 비하면 형편없는 대우겠지만 은ㆍ동메달 딴 선수들도 수천만원대의 성취를 얻어낸다(예선, 16강, 8강에서 탈락하고 만 선수들에게도 최소한의 성취는 있기를). 그런데 베이징에 있는 선수들만큼이나 피땀눈물을 흘렸으나 타고난 재능이 모자라거나 운이 나빠서 국가대표가 못 된, 2류 선수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금메달 같은 '대박'도 아닌, 단지 '명문대학 합격'을 목표로 뜨거운 여름내 피땀눈물을 흘리고 있는 수능 청소년들은, 잠시라도 금메달 따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걸까? 쇼비니즘 카타르시스일망정 순간이나마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걸까? 수능이 90여일 남았다. 정치경제가 기가 막히는 중에도, 올림픽 몰입기간 중에도, 고독하고도 잔인한 수능 레이스는 계속되고 있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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