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나라의 유니폼을 입고 메달을 땄지만 주인공은 어머니 조국 선수와 얼싸 안고 기뻐했다. 심지어 아버지 나라 토고의 국민들은 조국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긴 '영웅'이 누군지도 몰랐다.
토고의 벤자민 부크페티(27)는 지난 12일 남자 카약 슬라럼 1인승(K-1)에서 2분53초4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축구만이 가난의 돌파구로 여겨졌던 토고.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카약에서 감격의 동메달을 땄지만 TV앞에 앉은 토고 국민들은 '저 선수가 누구야'라며 갸우뚱거렸다. 보통 메달이 유력한 이의 프로필 정도는 꿰고 있지만 부크페티가 어떤 선수인지 토고 국민은 전혀 알지 못했다.
어쩌면 부크페티는 토고보다 프랑스인에게 친숙한 게 당연했다. 부크페티는 토고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 토고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부크페티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프랑스였다. 그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줄곧 툴루즈에서 생활했다. 카약을 접하며 기량을 닦은 곳도 프랑스였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이 가슴에 새긴 국기를 바꿨다.
그는 "프랑스 카약팀에서 젊은 날을 보냈다. 프랑스 대표팀에 뽑히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며 "그러다 큰 부상을 당했고 회복했을 때는 프랑스 대표팀에 발탁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 토고를 선택했다"고 고백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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