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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 경영' 이종휘 우리은행장/ "아버지처럼" 직원 사기 돋우는 미소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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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 경영' 이종휘 우리은행장/ "아버지처럼" 직원 사기 돋우는 미소천사

입력
2008.08.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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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짐도 마다 않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우리은행 가족을 위한 일에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이종휘(사진) 우리은행장의 취임사 중 일부다. 평이한 인사말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요즘 우리은행 직원들은 이 말에 진심이 담겨 있음을 느끼고 있다. 직원들은 "전임 박해춘 행장이 '전진!'을 외치며 선두를 이끄는 돌격대장 같은 이미지였다면, 이 행장은 '함께 가자'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푸근한 아버지 같다"고 평한다.

6월 26일 취임식 이후 겨우 한 달 반 만에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스킨십 경영'이다. 이 행장은 여름 휴가를 가지 않았지만, 임원들은 눈치 보지 않고 다녀 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취임 후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직원들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상명하달식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이뤄내는데 힘을 기울였다.

지난달 23일에는 젊은 직원들 모임인 'INNOs' 회원 50여명과 우중 산책을 하고, 맥주를 마시며 간담회를 했다. 이틀 뒤 1,20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선 1등 은행을 향한 꿈과 평소 지론인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강조한 <우리의 길> 이라는 시를 지어 낭독했다.

지난달 말에는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본점 강당에서 열린 직원체조 시연회에 부행장급 임원 22명과 함께 참석, 19개 체조 동작을 직접 따라 하며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표정 관리와 이미지 연출법 등을 배우는 자리에도 참가, 직접 미소 띤 표정을 연습하는 등 스스럼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스킨십 경영 탓에 직원들은 스스럼없이 자신들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개인적인 건의사항을 이 행장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직원도 있다. 그는 이달 7일에도 본점과 영업점에 근무하는 직원 20명을 초청, '행장과의 대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여기서 "1등 은행은 어떤 은행이냐"는 질문에 "자산 규모가 크다고 꼭 1등 은행은 아니다.

모든 사업 분야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각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 발전해 나가는 은행이 1등 은행이며, 그런 점에서 우리은행이 1등 은행에 가장 근접한 은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외양보다 내실을 중시한다는 뜻으로, 역시 전임 박 행장의 공격적 경영 스타일과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신규 수신, 카드 신규가입 등 취임 후 1개월간 실적은 오히려 전임 행장 때보다 우수했다. 아직 이르지만 이 행장의 '외유내강형' 경영 스타일이 일단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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