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파일을 다양한 기기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이 최근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능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DRM은 디지털 음악의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특정 기기나 소프트웨어에서만 들을 수 있도록 해놓은 장치다. 이에 따라 휴대폰, MP3 등을 통해 디지털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과 KTF가 이달 초, LG텔레콤은 이달 7일부터 DRM 기능을 해제했다. 음악포털 벅스뮤직, 엠넷, 소리바다 등은 이미 6월부터 DRM을 제거한 정액제 상품을 내놓았다. 이들은 40~150곡의 음악파일을 5,000~9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그 동안 이통사들은 저작권 보호 차원에서 디지털 음악파일에 DRM 기능을 부여, 각 사 지원 휴대폰에서만 디지털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SK텔레콤의 '멜론', KTF의 '도시락', LG텔레콤의 '뮤직온'에서 디지털 음악파일을 구입해도 MP3나 컴퓨터(PC) 등 다른 디지털 기기에서는 음악을 듣지 못했다.
이통사들이 DRM을 전격 해제한 것은 이용자들의 외면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돈 주고 구입했는데도 다양한 기기에서 디지털 음악을 듣지 못하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불법 복제 파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히려 DRM이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된 셈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디지털 음악 제공업체들이 속속 DRM을 해제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DRM을 해제하면서 단숨에 디지털 음악 시장의 2인자로 떠올랐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5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을 고쳐 DRM이 없는 디지털 음악파일도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하면서 DRM 기능 해제가 본격화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불법 복제 때문에 DRM 기능을 고수했으나 이용자들의 불편과 시장 확대에 문제가 있어 해제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정당한 대가를 주고 구입하는 디지털 음악시장이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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