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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전당대회, 힐러리의 무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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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전당대회, 힐러리의 무대 되나

입력
2008.08.1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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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나흘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미 민주당 전당대회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에 의해 좌우될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미 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 후유증 극복과 당 단합을 위해 치열한 접전 끝에 경선에서 패한 힐러리 의원의 불만을 최대한 무마하려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무엇보다 힐러리 의원 부부는 모두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힐러리 의원뿐 아니라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수 있게 된 데는 힐러리 의원이 최근 승리 가능성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결선투표 불사'를 시사하며 으름장을 놓은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힐러리 의원은 남편의 전당대회 연설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직접 담판한 알려져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 상원의원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가 발표되는 27일 연설할 예정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미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오바마 의원의 자질을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민주당을 당혹스럽게 한 적이 있어 그의 전당대회 연설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미국이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지 88주년이 되는 기념일인 26일 연설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경선 과정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호소했던 힐러리 의원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뉴욕 데일리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딸 첼시가 자신을 소개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져 힐러리 의원 부부가 이 기회에 첼시를 잠재적 정치인 후보로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힐러리 의원 부부가 이틀에 걸쳐 민주당 전당대회 무대를 장식하게 되자 당 일부에서는 오바마 의원에게 맞춰야 할 초점이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연설 기회뿐 아니라 9일 발표되고 전당대회에서 확정될 당 정강정책안에서도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등과 관련한 힐러리 의원의 경선 공약을 최대한 반영, 힐러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국가에 의한 강제적인 의료보험 가입을 반대해 왔으나 정강정책안에는 힐러리 의원의 공약에 따라 의료보험 강제가입 필요성이 삽입됐다.

민주당 정강정책안은 '우리 당은 (경선과정에서 여성의 한계로 상징되는) 유리 천장에 1,800만개의 균열을 냈다'고 밝힘으로써 경선 때 힐러리 의원이 얻은 표를 앞세워 그의 활약상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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