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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과방송 '고개숙인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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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과방송 '고개숙인 PD수첩'

입력
2008.08.1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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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프로그램 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 이행명령을 받아들여 광우병 보도에 대해 사과방송을 했다. MBC는 사과방송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 마련도 약속했다.

MBC는 12일 오후 10시39분께 '뉴스데스크'가 끝난 직후 2분 동안 4개 화면으로 심의의결 고지와 방송사실, 방송심의규정 위반사항, 사과 및 재발방지 노력 등에 대해서 방영했다. 사과방송은 통상 해당 프로그램 도입부에 방송되나 PD수첩은 이날 베이징올림픽 중계 때문에 결방돼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됐다.

MBC는 사과문을 통해 "PD수첩이 미국시민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동물학대 동영상과 광우병 의심환자 사망소식을 다루면서 6가지 오역과 주저앉은 소에 대해 광우병에 걸릴 소로 단정하는 표현을 했다"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을 다루면서 미국의 도축시스템ㆍ도축장 실태ㆍ캐나다 소 수입 등에 대해 일방의 견해만 방송한 사실이 있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앞서 엄기영 MBC사장은 오후 5시 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사과방송 수용을 결정했다. 엄 사장은 "PD수첩의 기획의도와 사실관계의 정확성, MBC의 미래를 총체적으로 판단해 방통위의 제재를 대승적으로 수용키로 했다"며 "시청자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또 엄 사장은 "보도ㆍ시사프로그램의 정확성과 공정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보다 강화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며 "데스크 기능을 강화하고 법률전문가와 사전검증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엄 사장은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는 결과적으로 국민건강과 공공의 이익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MBC는 이번 사과방송의 책임을 물어 PD수첩 제작진 2명에게 보직해임을 구두로 통보하고 곧 정식 인사발령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16일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겼다며 중징계에 해당하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 결정을 내렸고, 제재 집행기관인 방통위는 12일 MBC에 결정문을 전달했다.

한편 MBC노조는 확대간부회의가 끝난 뒤 방송센터 5층 뉴스센터와 2층 주조정실 앞에서 사과방송 테이프가 반입되지 못하도록 농성을 했으나 사과방송을 막지는 못했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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