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활짝 웃고, 감독은 울었다. 승리에 익숙한 '세계 최강'의 태극 궁사들은 기쁨을 즐기는 법을 알았지만, 그 동안의 맘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 장영술 감독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남자 대표팀의 막내 임동현(22)은 "선수단이 화합, 단결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 너무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임동현은 이어 "한국에서 오신 모든 분들이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시작을 계획대로 한 만큼 개인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맏형 박경모(33)는 "한국에서 실전과 같은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마지막 한 발을 쏘는 순간에도 부담은 없었다"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박경모는 이날 8강전과 준결승, 결승에서 고비의 순간마다 10점을 꽂아 넣으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금메달의 영광을 안은 이창환은 "내가 흔들려도 앞 뒤에서 워낙 잘 쏘니 결승에서 편하게 경기에 임했다"며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들은 "이제 개인전에서 한을 풀겠다"며 한 목소리로 15일 남자 개인전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들의 밝은 모습에 비해 장 감독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 8년 전 시드니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을 이끌고 개인ㆍ단체전을 휩쓸었던 장 감독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준비를 해 너무나 힘들었다"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장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며 "특히 맏형인 박경모에게 많은 부탁을 했는데, 경기 내내 감독의 역할을 대신 잘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 감독은 이어 "남자 개인전이 남아 있는 만큼 준비를 잘 해서 다시 한번 금메달을 노리겠다"며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베이징=허재원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