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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그루지야에 '이유 있는'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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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그루지야에 '이유 있는' 초강수

입력
2008.08.1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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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아 공격은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은 10일자에서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갈등과 대립을 '바짝 마른 부싯깃(driest tinder)'에 비유했다. 두 나라는 갈등이 워낙 심해 벌써부터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다만 누가 더 명분상 우위에 서느냐를 두고 저울질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루지야가 먼저 무력을 동원했으니 러시아는 맞대응의 명분을 얻었고 전쟁에서 급히 발을 뺄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명분의 이면에는 러시아가 카스피해 지역에서 절대 발을 뺄 수 없는 전략적 이유가 깔려 있다는 게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의 분석이다.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패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2월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자 러시아는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카스피해 지역에서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 그러나 러시아는 이번에는 남오세티아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언뜻 이율배반적으로 보여지만 서방 세계와의 역학 관계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된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친 서방 성향의 코소보 독립은 러시아 세력의 약화를 의미하지만, 친 러시아 성향의 남오세티아 독립은 러시아 세력의 강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의 원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이다.

로이터통신은 "남오세티아에는 서방세계 원유 수송로인 BTC송유관이 경유한다"며 "러시아는 남오세티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함으로써 서방에 잠재적 압력과 우위를 과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TC송유관은 터키 세이한에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이르는 총 길이 1,776㎞의 송유관으로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어 나르고 있다.

송유관 문제는 미국,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에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배경으로도 작용한다. 고든 존드로 미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그루지야 사태가 중지되고 의견 차이를 좁힐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금은 강경 대응을 하고 있지만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외신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디 벨트는 "러시아는 1992, 94년 두 차례 체첸에서 전쟁을 하면서 장기전의 대가를 뼈저리게 절감했다"며 "남오세티아에서 그루지야군 철수 등의 요구가 관철되면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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