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1988년부터 4년 3개월 간 민정당과 민자당 대변인을 지내면서 '촌철살인의 귀재'로 불렸다. 박 대표의 화법은 아직 녹슬지 않은 것 같다. 지긋한 나이 때문인지 요즘 그는 점잖은 사자성어를 애용한다.
박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내우외환을 겪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건강을 걱정하며 "신외무물(身外無物ㆍ몸이 가장 귀하다)입니다"고 격려했다. 그는 8일 의총에선 민주당을 향해 "진지구(秦之求)"라고 일격을 가했다.
그는 "진나라가 막강한 무력을 배경으로 이웃 나라에 끝없이 조공과 땅을 요구했다는 뜻인데 민주당 하는 게 똑같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7월 초 취임 일성도 '우공이산(愚公移山)'으로 대체했다. '꾸준히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당내 중진들이 한자리에 모인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에서 "그야말로 화기만당(和氣滿堂ㆍ화목한 기운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이라고 했다.
'화기만당'은 그가 민자당 대변인이었던 90년에도 쓴 말이다. 당시 "당무회의 결과는 화기만당"이라며 민정계와 민주계 불화설을 일축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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