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에서 세계적 '골든보이'가 된 박태환(단국대)은 1989년 9월27일 박인호(58)씨와 유성미(51)씨의 1녀1남중 둘째로 태어났다. 천식을 앓던 박태환은 7살 때 부모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어린이 박태환이 뛰어난 기량을 보이자, 부모는 아들을 수영선수로 키우기로 마음을 먹는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곳이 '윈윈 클럽'. 이곳에서 박태환은 노민상 현 수영대표 총감독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노민상 감독은 부력과 폐활량 등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박태환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사실 겉보기에 181㎝의 키와 75㎏이라는 박태환의 신체조건은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되기에는 왜소한 체격이다. 호주의 그랜트 해켓은 198㎝에 98㎏, 8관왕을 노리는 펠프스도 193㎝에 88㎏다. 추진력에 영향을 미치는 발 크기만 하더라도 박태환은 270㎜에 불과하지만 펠프스는 350㎜, 해켓은 360㎜나 된다.
하지만 박태환의 신체에는 비밀이 있었다. 보통 사람의 두 배가 넘는 폐활량과 타고난 유연성이다. 보통 사람이 3,000∼4,000㏄가량이라면 박태환의 폐활량은 7,000㏄나 된다. 색소폰 주자였던 아버지 박인호씨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또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유연한 동작은 무용을 했던 어머니 유성미씨로부터 물려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태환의 가능성을 알아본 노민상 감독은 그의 신체조건에 맞는 독특한 영법을 접목해 훈련을 거듭했다. 덕분에 몸의 중심을 가슴에 두면서 왼쪽과 오른쪽으로 모두 호흡하는 박태환식 영법이 탄생했다. 좌우로 호흡하면서 좌우 팔, 다리 힘의 세기가 균형을 이루게 되고, 발차기를 상황에 따라 2회, 4회, 6회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초반 2회 발차기에서 막판에 6회로 늘리는 발차기 횟수는 막판 스퍼트에서 박태환의 비밀 병기로 작용하고 있다.
박태환은 노 감독을 만난 뒤, 소년체전에서 우승을 거듭하는 등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꿈에 부풀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세계 무대는 아직 어린 박태환에게 높기만 했다. 아테네대회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너무 긴장한 박태환은 부정출발로 물살 한번 제대로 가르지 못하고 어이없게 퇴장 당해 화장실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불과 4년 뒤 당시 흘린 눈물은 아시아인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수영 자유형 금메달로 화려하게 피어났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