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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개막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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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개막식 이모저모

입력
2008.08.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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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8시(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메인스타디움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21세기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을 드러낸 거대한 퍼포먼스였다. 세계적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총연출을 맡아 1,000억원의 돈과 2만명의 출연진을 투입한 1시간 15분짜리 개막식 공연 ‘아름다운 올림픽’은 다이내믹한 영화를 보는 듯 현란했다. 영상과 실재,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연출 속에서 중국의 눈부신 과거가 재해석됐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강렬한 메시지로 표현됐다. 5,000년 중국 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과 무궁한 성장 잠재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한 쇼였다.

출발은 북소리였다. 2,008명의 군인이 북을 두드리면서 번지는 울림과 신비로운 푸른 빛은 9만1,000여명의 관중과 전 세계 60억 시청자들의 가슴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날 공연은 중국의 과거를 상징하는 1부 ‘찬란한 문명’과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2부 ‘영광의 시대’로 나뉘어 펼쳐졌다. ‘찬란한 문명’에서는 중국이 자랑하는 종이와 활판인쇄술, 희곡, 실크로드, 예악이라는 다섯 가지 문화가 각각 화려한 퍼포먼스로 표현됐다. 길이가 147m에 이르는 거대한 두루마리가 열리자 무용수들이 먹과 붓이 되어 수묵화를 그려나갔다. 제지술을 발명한 중국 민족의 우수성이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되는 순간이었다. 컴퓨터 키보드 가운데서는 한자의 변천 모습이 애니메이션처럼 나타났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문자판을 움직였던 900여명이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내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10개월이 넘도록 이날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젊은이들의 밝은 얼굴이었다. 수많은 손오공이 등장한 가운데 인형극 ‘서유기’가 이어졌고, 전통 공연 예술인 곤극도 소개됐다.

과거의 찬란한 문명을 미래로 이어가고자 하는 중국의 꿈이 담긴 2부 공연 ‘영광의 시대’를 연 것은 중국이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랑랑이었다. ‘별빛’이라는 테마의 공연에서 랑랑이 어린 소녀와 함께 피아노 연주를 하는 가운데 그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별빛들은 베이징을 상징하는 제비가 되어 새 둥지를 형상화한 ‘냐오차오’ 경기장의 가운데에서 날갯짓을 했고, 잠시 후에는 다시 작은 또 하나의 냐오차오가 되어 빛을 반짝였다.

어린이들이 그리는 수묵화는 미래의 아름다운 ‘자연’을 상징하며 그라운드를 수놓았고, 공연의 피날레인 ‘꿈’이 펼쳐졌다. 하늘에서 우주인이 내려오고, 거대한 지구본에서는 올림픽 사상 가장 길었던 성화 봉송을 상징하는 레이스가 펼쳐졌다. 그리고 그 지구본 위에서 올림픽 주제가가 울려 퍼졌다. 중국의 국민가수 리우환과 영국의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이 입을 모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 ‘영원한 친구’를 부르는 동안 주위를 둘러싼 1만장의 사진 속에서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함박 웃음을 지었다. 노래와 함께 눈부시게 화려한 형형색색의 폭죽이 베이징 밤하늘을 수놓으며 장이머우의 쇼는 막을 내렸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개막식을 앞두고 가장 걱정했던 것은 비. 하지만 올림픽의 성공적 출발을 축하라도 하듯, 이날 베이징에는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베이징=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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