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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장편소설 '백범' 펴낸 김별아 "외골수적 내면… 인간 백범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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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장편소설 '백범' 펴낸 김별아 "외골수적 내면… 인간 백범에 초점"

입력
2008.08.0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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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여걸 미실(<미실> ), 비운의 조선 왕 단종의 비(妃) 정순왕후( <영영 이별 영이별> ), 임진왜란 때 왜장과 투신한 논개( <논개> ) 등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을 잇따라 발표해온 김별아(39)씨가 이번엔 백범 김구(1876~1949)의 생애를 모티프로 한 장편 <백범> (이룸 발행)을 펴냈다.

신사임당, 배우 찰리 채플린, 작곡가 김순남을 주인공 삼은 아동ㆍ청소년용 소설까지 따지면 역사소설에 대한 김씨의 애착은 두드러진다.

<논개> 에 이어 1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장편에서 김씨는 불 같은 성정을 지닌 백범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설은 해방 조국의 정통 정치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1945년 11월23일 중국 상하이를 출발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의 귀국행 비행기 풍경을 시작과 끝에 묘사하면서 액자식 구성을 취한다.

작품의 몸통인 액자 안쪽에서 작가는 백범을 1인칭 화자 삼아 그의 생애 주요 장면들을 모자이크처럼 배치한다.

백범의 타고난 외골수적 내면과, 그가 비천한 출신과 일제 치하에서 겪은 극적 경험들이 문학적 상상력과 버무려져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로 묘사된다.

특히 국모 시해를 앙갚음하겠다며 벌인 일본 군관 살해,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를 소생시키려 결행한 할고(割股ㆍ넓적다리 살을 떼어 먹이는 효행) 등 유명한 일화들, 신민회 가담을 이유로 옥고를 치르며 당하는 고문 장면 등은 핏빛으로 선연하다.

제 안에 도사린 '짐승'에 몸을 내맡기며 살던 열혈 청년기를 거쳐 3ㆍ1운동 이후 상하이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투신한 백범의 중년 이후 삶은 한층 차분한 필치로 그려진다.

이봉창, 윤봉길 의거 등의 배후 기획자로서 느끼는 인간적 고뇌, 두 번의 상처(喪妻) 등 불행한 가족사에서 비롯된 슬픔, 사분오열을 거듭하는 독립운동 진영을 추스르려 애쓰는 지도자로서의 고민 등이 감정이 절제된 채 담담하게 서술된다. 현실감각이 부족한 이상주의자로 지적받는 정치인 백범에 대한 작가 나름의 변호도 눈에 띈다.

김씨는 "위대한 애국자, 민족 영웅 등 틀에 박힌 이미지를 걷어내고 남다른 욕망과 기질을 다스리려 끊임없이 자기와 투쟁한 백범의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3년 간의 캐나다 생활을 접고 지난달 귀국한 김씨는 "너무 빨리 변화하는 현실 세계에서 내가 추구하는 문학적 가치를 잡아내기 어렵다"며 "근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 두 편을 포함, 당분간 역사소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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