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초의 나라 중국이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北京)에 대한 대대적인 금연실험에 나섰으나 뼈속까지 스며든 흡연 습관을 뿌리뽑지 못해 발을 굴리고 있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칭다오(靑島)시도 8,9월 두 달간 공공장소 금연조치를 내리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물리는 등 채찍을 들면서 올림픽이 중국 금연문화의 신기원(新紀元)이 될 수 있을 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인구 4명중 1명이 담배를 피우고 의사도 병원 복도에서 담뱃불을 붙이는 중국은 올림픽을 맞아 5월부터 '베이징 공공장소 금연 규정'을 실행, 올림픽 개최도시인 베이징의 병원과 유치원, 초중고교, 시내버스, 택시, 체육관 등 공공장소에서는 담배를 피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개인은 200위안(元ㆍ한화 약 3만원), 기관은 5,000위안(75만원)의 벌금을 물도록 했다.
하지만 금연조치 3개월이 지난 베이징의 금연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최근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에 따르면 베이징시가 5월부터 지난 달말까지 3개월간 1만4,865개의 공공장소에 대해 지도감독을 실시한 결과 96개 기관이 '경고 및 기한내 개선' 조치를 당했고 연인원 2만9,652명이 담배를 피다 적발됐다.
베이징에서 가장 먼저 금연을 시행한 음식점인 메이저우동포(眉州東坡)식당이 4월께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객 전원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알고 있었지만 88%만 금연을 찬성한데다 금연조치를 할 경우 7%는 음식점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다 도로변 작은 음식점은 고객의 원성을 사지 않기 위해 흡연을 여전히 묵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베이징 시내 6만6,000대의 택시에서 흡연을 하면 100∼200위안의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이마저 기사에게만 해당될 뿐 승객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중국에는 13억 인구중 3억5,000여만명이 담배를 피고 매년 120만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숨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사는 최모(43)씨는 "공공기관에서 금연조치를 실시하는 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며 "담배를 피지 않는 중국인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베이징=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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