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현 주일 한국대사는 5일 “일본은 1999년 이미 외무성 홈페이지에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 분쟁이 있다고 하고 2004년 3월에도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당시 별 움직임이 없었다”며 “크게 언급해야 할 때 안 했다”고 말했다.
권 대사는 이날 일시 귀국 조치를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조용한 외교가 당시 목표였던 것 같다. 그 당시 왜 강력히 항의하지 않았는지…”라며 이 같이 말했다. 권 대사의 발언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독도 문제 대응을 잘못해 현재와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는 취지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권 대사는 또 “일본이 미국처럼 잘못을 인정하고 철회하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미국의 예에서 봤지만 잘못된 것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 대사는 일본의 태도 변화 없이 귀임한다는 비판과 관련, “우리가 필요하면 들어오고 필요하면 나가는 것”이라며 “업무협의 차 귀국한 대사가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고 못 돌아간다는 것이 오히려 얽매이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권 대사는 향후 한일 관계와 관련, “9월 20일 전후로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담을 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10월 초 일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 답방이 예정돼 있었다”며 “현재 그 일정들이 그대로 진행될지 누구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사는 일본 문부성의 학습지도요령해설서 독도 영유권 명기 강행에 항의해 지난달 15일 귀국했고 21일 만에 일본으로 돌아간다.
한편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관방장관은 권 대사가 일본으로 돌아온 것과 관련해 “(독도 문제는) 양국 정부가 냉정하게 논의해 가야 한다”며 “권 대사와 여러 채널로 대화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으며 권 대사도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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