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보고를 그것밖에 못합니까.”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장관 보고에 대해 질타하면 장내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인 채 대통령의 발언 내용만 수첩에 기록하기 바빴다.
대통령의 호통은 줄었다 하더라도 장관의 업무보고에 이은 대통령의 반응으로 회의가 끝 나는 상명하복식의 국무회의 모습은 최근까지 별반 바뀐 게 없었다. 국무위원과 청와대 비서진 등 30여명이 참석하지만 회의 내내 입을 여는 사람은 보고하는 주무 장관과 대통령 뿐이었다.
이렇게 따분하면서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던 국무회의 진행 방식이 각종 안건에 대한 참석자들 간 토론 형식으로 바뀌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5일 열린 국무회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한 기조발제를 하고, 다른 국무위원들이 비판 및 대안 제시를 하는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 앞에서 다른 장관들의 정책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는 게 좀 어색하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회의가 반복되면 열띤 토론문화가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 “토론 위주의 국무회의를 처음 해봤으니 다음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해보자”고 독려했다.
청와대는 국무회의에 이어 청와대 확대비서관 회의와 수석회의 등도 현안에 대해 참석자들이 기탄없이 상호 의견 개진을 하는 형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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