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ㆍ11 테러 직후 미국인을 공포에 떨게 했던 '탄저균 테러'의 범인은 알 카에다 같은 반미 세력이 아니라 미국 육군 소속 생물학자로 밝혀졌다.
미국 법무부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달 29일 자살한 브루스 아이빈스(사진)가 단독 범인이라고 결론짓고 이르면 5일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범행에 사용된 탄저균의 DNA 지문을 조사한 결과 아이빈스 실험실의 탄저균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당시 탄저균이 묻은 편지를 부친 시간에 아이빈스가 혼자 실험실에 있었던 사실도 확인했다. 7년에 걸친 이번 수사에는 정밀 DNA 분석 등 첨단기법이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1,000만 달러(약 100억원)가 넘는 수사비가 투입돼 미 연방수사국(FBI)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든 수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탄저균 테러는 2001년 10월 5일 대중지 선의 사진부장과 우편물 관리자가 탄저병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9ㆍ11에 이은 반미 테러집단의 추가공격으로 오인돼 미국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후 톰 대슐 미국 상원의원, NBC 뉴스앵커 톰 브로코 등 미 의회와 주요 언론기관에 탄저균이 묻은 우편물이 배달됐으며 모두 5명이 숨지고 17명이 감염됐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사건 발생 한달 후 "알 카에다가 화생 및 핵무기 테러를 시도하고 있다"며 알 카에다 연루설을 시사했고 이스라엘은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었다.
테러 발생 직전인 2000년 아이빈스를 진료한 의사는 최근 법정에서"그가 나를 죽이려 했다"고 증언했고 한 사회복지사 역시 "그가 그 전에도 살인을 시도했었다"고 증언하는 등 아이빈스는 심각한 반 사회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AP통신은 탄저균 테러 이후 아이빈스가 근무한 곳과 유사한 생화학 실험실이 크게 늘었으나 내부 직원의 세균 유출을 예방하기 위한 보안시설은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또 반사회적 행동이 보고된 아이빈스가 아무 제약 없이 근무한 점을 거론하며 유사 테러 사건에 여전히 무방비 상태라고 주장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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