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개막이 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막식 행사는 소문만 쌓이고 있다. “전설의 새 봉황(鳳凰)이 날아와 성화대에 불을 붙인다.” “성화 최종주자는 중국인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쉬하이펑이다.” “아니다. 농구스타 야오밍과 육상스타 류시앙 둘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은 성화 최종주자를 비롯해 개막식 내용을 비밀로 삼았다. 한 관계자는 4일 “개막식에 대해선 내게 묻지 말아라.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 개막식 이야기를 계속 물으면 이 자리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100년만의 꿈이라고 부르는 제29회 베이징올림픽 개막식(8일) 내용 감추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8분(현지시간).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이 다섯 개가 되는 순간, 하늘에는 불꽃 3만 3,866발이 쏟아진다. 불꽃은 전설의 새 봉황과 중국의 상징 용(龍)의 형상까지 만든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하늘에 수를 놓을 때 올림픽 수영장인 워터큐브 벽에는 <하나의 꿈, 하나의 세상(同一個世界, 同一個夢想)> 이라는 글씨가 붉게 새겨진다. 하나의>
3일 열린 개막식 예행연습에는 손오공을 비롯해 소림사 무술승, 진시황 시절 무사, 한나라 선비 등도 출연했다. 예행연습에 참가한 한 시민은 “개막식 공연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4막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곧 이어 실수했다는 표정을 지은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리허설에 사용된 음악은 당나라 시절 전통음악과 중국 왕조의 각종 예약(禮樂)이었다.
중국 기상청은 4일 개막식 전날인 7일과 개막식 당일인 8일 베이징 시내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중국은 개막식이 열릴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 주위에 비가 내리지 않도록 날씨를 조절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 기상청은 개막식이 열릴 때 궈자티위창 상공을 지날 걸로 예상되는 구름을 찾아내 7일 인공 강우 미사일을 쏠 예정이다.
궈자티위창은 새집이란 뜻의 별명 냐오차오(鳥巢)로 불린다. 기상청이 계산한 구름 경로와 이동시간이 맞다면 개막식 당일 새집에는 비가 내리지 않게 된다. 새집에 모일 중국인 9만여명은 비 맞을 걱정 할 필요가 없고, 중국 정부는 비가 올림픽 개막식이라는 축제를 망칠 가능성을 없애는 셈이다.
베이징=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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