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가는 조국의 비밀 정부와 같다.”
두 번째 소설 <제1원> 에 적었듯,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일생을 조국 러시아의 폭압과 불합리에 저항하며 살았다. 제1원>
솔제니친은 1918년 카프카즈(코카서스)의 키슬로보드스크시에서 태어났다. 비교적 평온한 유년기를 보낸 그는 로스토프 대학에 진학해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다. 그의 삶은 대학 졸업 후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계기로 달라진다.
1945년 동프로이센 전장에서 스탈린을 비난하는 내용의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가 즉각 수용소로 끌려간 것이다. 이후 그는 카자흐스탄의 수용소에서 7년, 중앙아시아로 추방된 채 또 3년을 보낸다.
수용소를 나온 그는 경험을 살려 글을 쓰기 시작, 1962년 단편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를 발표한다. 목수 출신 죄수가 스탈린 시대 수용소에서 보내는 하루를 묘사한 이 작품의 출간 배경에는 당시 공산당 총서기 니키타 흐루시초프가 있었다. 전임 스탈린의 악행을 폭로하고자 했던 흐루시초프의 입맛에 소설의 내용이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이반>
하지만 1964년 흐루시초프가 실각하자 솔제니친은 대대적인 탄압에 직면한다. 레오니드 브레즈네프가 문화활동을 규제하면서 그는 옛 소련 국가정보국(KGB)의 감시와 괴롭힘에 시달렸으며 197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고도 공산당의 방해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다.
<수용소군도> (1973)가 파리에서 출판되자 탄압은 극에 달한다. 볼셰비키가 집권한 1917년부터 40년간의 악행을 다룬 이 작품으로 솔제니친은 반역죄를 뒤집어 쓴 채 1974년 강제 추방당한다. 그리고 긴 망명 생활이 시작된다. 수용소군도>
서방 세계는 그가 소련을 비난하고 서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를 바랐지만 솔제니친은 늘 조국을 마음에 품고 살았다. 1974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그는 “작가는 조국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76년 미국 버몬트주의 한적한 마을에 정착한 이후 그는 <붉은 수레바퀴> <수용소 군도> 2,3부 등을 집필했다. 수용소> 붉은>
조국은 그를 버렸지만 그는 다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갔다. 1990년 솔제니친은 러시아 시민권을 회복했고 1994년 모스크바로 금의환향한다. 귀국 후 그는 민족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며 러시아의 물질주의 경도를 비판했다. 러시아를 경제위기로 몰아 넣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는 극심한 불화를 보였다.
옐친이 1998년 ‘성 안드레이 피르보조반니사도’ 훈장 수여 의사를 밝혔지만 그는 수상을 거부했다. 그는 “러시아에 세번의 위기가 있었는데 로마노프 왕조가 들어선 17세기, 1917년 볼셰비키 혁명 그리고 옐친의 취임”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위대한 조국의 부활을 주창하는 푸틴의 정책 기조가 솔제니친의 민족주의적 정서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솔제니친은 러시아 고유의 방식을 통한 국가 재건을 주장했다.
1978년 미 하버드대학 연설에서도 “러시아는 서구의 민주주의나 공산주의와도 화합할 수 없는 독특한 문명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역사와 전통을 고려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푸틴은 솔제니친에게 ‘국가공로상’을 수여했다. 몸이 불편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솔제니친은 영상 인사말에서 “역사가 우리의 기억 뿐 아니라 양심을 되살려 줄 것을 믿는다”며 “러시아가 겪은 고난은 우리가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막고 우리를 파멸로부터 구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보▲ 1918년 12월11일 러시아 키슬로보드스크에서 유복자로 출생▲ 1945년 2차 세계대전 참전 중 스탈린 비판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가 투옥▲ 1956년 출옥후, 중학교 수학교사로 근무 시작▲ 1962년 단편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로 문단 데뷔▲ 1968년 장편 <암병동> <제1원> 출간▲ 1970년 노벨문학상 수상▲ 1971년 장편 <1914년 8월> 출간▲ 1973년 장편 <수용소 군도> 1부 출간▲ 1974~94년 반역죄로 추방. 스위스 등을 떠돌다 미국 버몬트주 정착. <수용소 군도> 2, 3부 완간▲ 1994년 러시아 귀국. 모스크바 근교 정착▲ 2007년 러시아 국가문화공로상 수상▲ 2008년 8월 3일 심장마비로 타계 수용소> 수용소> 제1원> 암병동> 이반>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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