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산당이 최근 10개월 사이 당원이 1만 명 이상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무리 일해도 끼니 때우기조차 힘든 '워킹 푸어'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커지고 있다.
일본 공산당 기관지 '신분아카하타(赤旗)'는 지난해 9월 제5회 중앙위원회 총회 이후 신규 당원이 1만 명을 넘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공산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나라 못지않게 뿌리 깊은 일본에서 이 같은 당원 증가는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 공산당에 따르면 당원은 버블 경제 붕괴 직전인 1990년께 50만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후 감소일로를 걸어 최근에는 4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중앙위 간부회 위원장은 지난달 제6회 중앙위 총회 간부회 보고에서 "일본 공산당이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929년 발표된 일본 프롤레타리아 소설 <가니코센> (蟹工船ㆍ게 가공선)이 올해 들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자본론> 새 번역본이 5만 부 이상 팔리는 등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자본주의의 한계를 다루는 언론 기획이 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면서 "해답을 공산당에서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론> 가니코센>
1922년 창당한 일본 공산당은 정당 이름과 조직을 그대로 유지해온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이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전쟁 시기 정권 탄압을 받아 조직이 거의 와해되다시피 했고 전후에는 냉전 상황에서 이렇다 할 정치적 지지를 얻지 못했다. 한때 40명이 넘는 의석을 확보했지만 지금은 중의원 480명중 9명, 참의원 242명중 3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최근 늘어난 신규 당원 중 30세 이하 젊은 층이 20%, 60세 이상 고령자가 20%인 것도 눈에 띈다. 비정규직으로 쉽게 내몰리며 '격차 사회'의 피해를 몸으로 느끼는 젊은이와 고령자가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신분아카하타에 따르면 최근 당원이 된 한 청년은 "인간 대접 없이 미래는 없다"며 파견노동자 문제를 거론한 시이 위원장의 국회 질의를 듣고 입당신청서를 냈다. 사회보험제도에 불만을 품은 60, 70대 새 당원도 적지 않다.
공산당은 지난 달 일본 정부가 중학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교육을 명기하자 주변국과 대화하지 않는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가장 먼저 비판했다. 시이 위원장은 "올해 안에 당원을 2만명 이상 늘리겠다"며 의욕을 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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