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60년 한풀이에 나선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23세 이하)은 1948년 런던 올림픽 처녀 출전 후 한국 축구가 이루지 못하고 있는 첫 메달의 꿈을 베이징에서 실현한다는 목표다.
한국 축구는 그간 올림픽 본선에 많은 공을 들여 왔지만 매번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지난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 메달 사냥의 꿈에 부풀었지만 8강전에서 파라과이에 2-3으로 석패,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박성화호’는 4년 전 풀지 못한 한국 축구의 숙원을 베이징에서 반드시 풀어낸다는 각오다. 조별리그에서 전통의 강호 카메룬, 이탈리아와 맞붙는 부담이 있지만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 달 세 차례 치른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적 구성으로 볼 때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은 A대표팀에 견줘도 모자람이 없다. 특히 조직력면에서는 역대 올림픽 출전팀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성화 감독과 박주영, 김진규(이상 서울), 백지훈(수원), 오장은(울산) 등 주축 선수들은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부터 장기간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를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다. 동료들간에는 그라운드에서 눈빛 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다. 핌 베어벡 감독에서 박성화 감독으로 사령탑이 교체된 지난 해에는 선수 구성 등에 변화가 오며 손발이 맞지 않았지만 최근 평가전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짜임새가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 소집 후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근호(대구)는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펄펄 날며 베이징에서 스타 등극을 예고하고 있다.
이른바 ‘크레이지 모드’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폭발적인 기세다. 지난달 16일 과테말라 A대표팀과 친선경기(2-1)에서 교체 출전한 지 1분 만에 결승골을 작렬한 이근호는 27일 코트디부아르전(2-1)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아웃프런트킥으로 결승골을 터트렸고 31일 호주전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돼 30여m를 단독 드리블,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며 폭발력을 과시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골 맛을 보며 8강 진출을 이끌었던 ‘와일드 카드’ 김동진(제니트)과 김정우(성남)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핵심적인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출국, 친황다오에서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박성화호’는 7일 오후 8시45분(한국시간) 친황다오 올림픽경기장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을 맞아 D조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 1996년부터 와일드 카드… 별잔치 예고
축구는 올림픽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난 구기 종목이다. 남자 축구는 1900년 파리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후 1932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제외하고 매 대회 정식 종목으로 치러졌고 여자 축구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프로 선수들에 대한 문호 개방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월드컵과 차별성을 유지하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책 탓에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출전이 허용되고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연령 제한(23세 이하)은 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적용됐고 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팀 당 3명의 '와일드 카드(연령 제한 초과 선수)'를 선발할 수 있게 됐다.
프로에 대한 제한적인 문호 개방, 특히 와일드 카드 도입 이후 스타 플레이어들의 올림픽 출전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는 호나우지뉴(브라질ㆍAC 밀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ㆍ바르셀로나), 라이언 바벨(네덜란드ㆍ리버풀), 살로몬 칼루(코트디부아르ㆍ첼시) 등 각국의 굵직한 스타들이 출전, 올림픽 축구 사상 최고의 '별들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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