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군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 공사 현장. 부지공사 마무리작업이 한창인 제철소를 들어서서 차로 5분을 달리자, 돔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대형 구조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직경 120~160m, 높이 60m에 이르는 이 원형돔 구조물은 철광석을 적재하는 세계 최초의 내부 밀폐형 원료 야적장이다. 철광석 분진의 외부 유출을 막음으로써, 대표적인 공해 사업인 제철소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변모시키려는 현대제철의 야심찬 계획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지난 2006년 10월 27일 기공식과 함께 시작된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연산 800만톤 규모)의 건설 작업은 현재 종합 공정률 25%를 달성하며, 종합제철소로서의 위용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었다. 30여년 전 고 정주영 회장이 인천제철을 인수하며 숙원사업으로 정한 일관제철소의 꿈이 차츰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권문식 현대제철 사장은 “당진 일관제철소는 과거 고 정주영 회장이 이끌던 현대그룹의 DNA를 고스란히 잇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국책사업에 맞먹는 초대형 공사 규모와 속도전을 방불케하는 현장 분위기, 그리고 제철소에 담긴 비전은 현대의 신화창조 전통과 맞닿아 있다는 얘기다.
당진 제철소는 완공 목표인 2011년 3월까지 총 투자금액 5조8,400억원에 연인원 700만명의 건설인력이 투입된다. 공사 속도는 이미 목표치를 넘어 109%를 달성했다.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체절은 조강능력 1,000만톤 이상의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제철업체로 단숨에 도약하게 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이 일주일에 한번 꼴로 공사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독려할 정도로 애정을 쏟는 점도, 고 정주영 회장의 생전 현장 모습 그대로다.
특히 당진 제철소가 전세계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미래형 친환경적 설비와 세계최고 수준의 자원의 재활용 시스템, 그리고 에너지 절감형 설계다.
현대제철은 기공 당시부터 정몽구 회장이 친환경제철소 건설을 선언하며, 2007년 7월 세계최초로 밀폐형 원료처리시설 공사에 들어갔다. 돔형 원료저장고 5동에는 철광석, 선형 원료저장고 8동에는 유연탄과 부원료 등을 저장하고 원료 대부분을 내부 컨베어벨트로 이동시켜 분진의 외부 유출을 차단한다.
세계 최첨단 재활용 시스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당진 제철소는 철광석과 유연탄을 재료로 철강을 만드는 고로와, 고철을 녹여 다시 철을 만드는 전기로가 있는 종합제철소다. 고로에서 만든 철은 제철소 내에 위치한 현대하이스코를 거쳐 제품으로 완성되고 현대ㆍ기아차 그룹 등으로 판매된다.
그리고 현대ㆍ기아차 그룹이 만든 차의 고철은 다시 당진 전기로 제철소에서 철근과 H빔 등 건축형 철강 제품로 만들어지며, 건설계열사인 엠코로 제공되는 등 자원의 활용도가 세계 어느 제철소보다 높다. 또 체철소에서 나오는 각종 가스를 한곳으로 모은 후 발전기를 돌려 전기자체 수급율을 70%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짜놓아 고유가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권 사장은 “올해 3월부터 현대제철연구소를 본격 가동하고, 협력사인 독일의 티센크루프스틸에 대규모 기술진을 파견하는 등 제철소 완공과 함께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고급강을 시장에 내놓겠다”며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해 글로벌 제철회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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