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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청준 타계/ 영화화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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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청준 타계/ 영화화된 소설

입력
2008.08.01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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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소설 중에는 영화화된 작품이 유독 많아 <시발점> (1969), <석화촌> (1971), <이어도> (1977), <낮은 데로 임하소서> (1982), <서편제> (1993), <축제> (1996), <천년학> (2007), <밀양> (2007) 등 8편에 이른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이청준 문학은 영화 혹은 외국어로 번역될 수 없는 미학적 특질을 지녔음에도 인류 보편적인 사상ㆍ감정을 다뤄 호소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씨와 전시ㆍ출판 공동작업을 활발히 해온 한국화가 김선두(51) 중앙대 교수는 “선생은 평소 소설이 좀더 힘을 발휘하려면 다른 장르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면서 “상상의 산물인 소설이 영화, 미술 등으로 가시화됐을 때 매우 흐뭇해했다”고 말했다.

<시발점> 원작은 단편 ‘병신과 머저리’(1967)로, 김수용(79ㆍ예술원 회장) 감독은 원작 속 동성애 장면을 영상화하는 파격을 감행했다. 대신 이를 못마땅히 여긴 검열관 등쌀에 ‘관객을 모독하는’ 제목 <병신과 머저리> 는 포기해야 했다.

70ㆍ80년대 한국영화 에로티시즘을 이끈 정진우(70) 감독은 미신에 희생되는 섬마을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동명의 단편(1968)을 영화로 만들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하녀> 로 유명한 김기영(1919~1998) 감독은 전설의 섬 ‘이어도’를 중심으로 허구와 진실의 관계를 탐색한 원작 소설(1974)을 강렬한 색채와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재해석했다. 이장호(63) 감독은 한 맹인 목사의 감동적 신앙기인 장편 <낮은 데로 임하소서> (1981)를 영화화해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각각 작품상을 받았다.

임권택(72) 감독이 이씨의 연작소설집 <남도사람> (1988) 수록작 ‘서편제’ ‘새와 나무’ ‘다시 태어나는 말’을 질료 삼아 만든 <서편제> 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두 거장이 함께한 두 번째 영화 <축제> 는 소설 창작과 영화 촬영을 동시 진행하는 방식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해 임 감독은 다시금 이씨의 작품(‘선학동 나그네’)을 원작으로 100번째 영화 <천년학> 을 만들었다. 이창동(54) 감독은 중편 ‘벌레 이야기’(1985) 속 구원과 용서라는 주제를 탁월하게 그려낸 영화 <밀양> 으로 지난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의 감격을 누렸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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