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의 왕중왕전 통산 3회 우승이냐, 목진석의 올해 삼세 번째 정상 도전 성공이냐. 이창호와 목진석이 오는 4일부터 제 5기 전자랜드배 왕중왕 타이틀을 놓고 결승 3번기를 벌인다.
이창호는 29일 열린 준결승전에서 ‘천적’ 강동윤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작년 9월 이후 강동윤에게 4연패 당한 뒤 첫 승리다.
제 2기와 3기 연속해서 전자랜드배 왕중왕에 올랐던 이창호는 지난 해 강동윤과의 이 대회 결승전 최종국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바둑을 역전패, 결국 1대 2를 기록하면서 3연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좌절한 바 있다.
이창호는 그 동안 이상하게 강동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기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대 전적 3승 7패로 열세를 보였고 올 들어서만 해도 벌써 3연패를 당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농심배 예선 결승에서 강동윤에게 져 태극 마크를 넘겨줬고 그 전에는 명인전 본선과 한국바둑리그에서 각각 일격을 당했다.
이창호 자신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듯 대국 전 인터뷰에서 “강동윤에 꼭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번 승리로 강동윤의 왕중왕전 2연패 꿈을 무산시키며 묵은 빚을 시원하게 갚은 셈이다.
한편 28일 열린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그 동안 이상훈ㆍ이세돌을 잇달아 누르며 기세를 올렸던 한종진을 목진석이 물리쳤다.
지난 해 연간 최다 대국과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던 목진석은 올해도 7월말 현재 총 55국을 소화, 이창호(52국)와 이세돌(51국)을 근소하게 앞서며 최다 대국 1위를 달리고 있다. 목진석은 지난 해의 맹렬한 기세로 보아 올해 타이틀 한두 개는 충분히 따낼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올 초 십단전과 맥심커피배 등 두 번의 타이틀전에서 고배를 마시더니 다른 기전에서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 목진석의 올해 세 번째 정상 도전인 왕중왕전 결승전이 부활의 신호탄으로 변할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이창호와 목진석의 타이틀 매치는 올 들어 두 번째다. 2월에 열렸던 십단전결승전에서는 2대0으로 이창호가 이겼다. 두 선수는 그 동안 기성전 바둑왕전 LG배 십단전 등에서 타이틀매치를 벌였는데, 목진석이 이긴 것은 2000년 바둑왕전 딱 한 번 뿐으로 이것이 그의 유일한 타이틀이다.
과연 이창호가 지난 해 내줬던 왕중왕 타이틀을 되찾아 올 것인지, 아니면 목진석이 십단전의 패배를 갚고 고대하던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다음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결승 3번기가 기대된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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