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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안돼 올림픽… 폐막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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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안돼 올림픽… 폐막만 기다린다"

입력
2008.08.0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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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는 것도 문제없다. 길을 막는 것도 문제없다. 통행금지도 문제없다. 생산금지도 문제없다. 무엇을 더 하고 싶은가? 모조리 상관 없다,(당신 생각이 아닌 그들의 생각이지만). 어쨌든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베이징 서민들은'폐막 까지 앞으로 00일'이라고 손꼽아 기다릴 수 밖에"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텐야(天涯)에서는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까지 카운트다운을 하는 대신 폐막식을 손꼽는 네티즌들이 올린 위와 같은 한탄 어린 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준비해온 베이징올림픽이지만 중국 정부의 과잉 대책에 베이징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는 환경문제다. 해마다 유엔이 발표하는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20개 도시중 10여개 중국도시가 늘 포함될 만큼 심각하다. 2005년 조사한 베이징의 공기 품질은 4급(오염이 심각한 수준), 대기오염지수는 220이었다. 또한 99년 시작된 파룬궁 수련자 탄압과 지난 3월 불거진 티벳 유혈 사태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유린국'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혼탁한 베이징 시내의 공기를 정화하고 테러나 반란으로부터의 '철통경비'를 위해 중국 정부는 여러 가지 획기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자동차 홀짝제, 출퇴근 시차제, 수도권지역 공장 임시 폐쇄, 공항 검색 강화 등이 그것이다.

서민들로부터 가장 높은 원성을 사고 있는 부분은 교통 관련 규제. 베이징시는 200만대의 차량을 감소시켜 대기 개선과 교통 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9월20일까지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또한 올림픽 전용차로제 실시로 올림픽 관련 차량이 아닌 무허가 차량이 전용차로에 들어가면 1,800위안(약 27만원)의 벌금을 물게 했다. 또한 올림픽 주경기장 주변은 이날부터 올림픽 전용차량을 제외하고는 일반 차량은 들어갈 수 없다.

텐야 커뮤니티에는 "올림픽 기간 중 냐오차오(鳥巢ㆍ메인스타디움) 안으로 승용차를 몰고 들어가도 되느냐"는 순진한(?)질문에 수 십 개의 덧글이 달려 "홀수 날 들어가 짝수 날은 경기장에서 자고 다음 홀수 날 나오면 되겠다"는 농담 섞인 비판이 있을 정도다.

시민들의 희생으로 정말 베이징의 공기가 맑아졌느냐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공기 오염지수가 떨어졌다는 중국의 언론 보도에 "베이징 하늘을 파랗게 만드는 것이 하루 이틀에 되는 문제냐" "진작에 뭐하고 이제 와 무리한 정책을 펼치냐"는 등 비판 일색이다. 베이징 이외의 도시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베이징의 하늘이 얼마나 깨끗해졌는지 궁금하다고 하자 네티즌들은 회색 빛 혼탁한 베이징 하늘 사진을 첨부해 "언제쯤 맑아질 거라 보십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베이징시가 발표한 대기오염지수(API)는 103~124으로 중국 정부가 정해놓은 깨끗한 기준인 100을 웃돌았다.

보안을 위해 관광객들에 대한 공항 검열도 삼엄해졌다. 테러를 막기 위한 안전 조치로 베이징 셔우두(首都) 공항은 지난 20일부터 이용객을 상대로 공항 청사 입구부터 보안 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손해도 만만치 않다. 한국인 밀집지역 왕징(望景)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최학규(24)씨는 "경기가 급격히 나빠져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떨어졌기 때문에 올림픽 특수는 남의 나라 얘기"라며 "하루 빨리 올림픽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을 상대로 여행업을 하는 김영희(30ㆍ여)씨도 "최근 보안강화로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 작년 이맘 때 보다 매출이 최대 50%나 떨어졌다"며 "심지어 일부 여행사는 올림픽기간인(장애인 올림픽 포함) 8~9월 동안 아예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진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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