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논란을 촉발한 MBC 의 지난 4월 29일 보도 내용 중 일부 내용에 대해 법원이 “사실과 다른 만큼 정정보도와 반론보도를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검찰에 이어 법원도 PD수첩의 일부 보도가 허위라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PD수첩은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김성곤)는 31일 농림수산식품부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광우병 보도에 대한 정정ㆍ반론보도 청구소송에서 “PD수첩은 다우너소(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소로 인식하게 한 부분 등 잘못된 보도내용에 대해 정정ㆍ반론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우너 소 발생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도에서만 매년 600마리의 다우너 소가 발생하지만 광우병에 걸린 소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PD수첩이 후속 보도에서 두차례에 걸쳐 정정보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동영상 속 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해달라’는 원고측 요구를 충분히 받아들인 것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정정보도를 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특정 유전자형으로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판단하기는 힘든 만큼 MM형 유전자가 많은 한국인이 광우병 쇠고기를 섭취해도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에 이른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 부분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서도 정정보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30개월령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에서도 특정위험물질(SRM) 5가지의 수입을 허용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허위보도는 아니지만 나라별로 분류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기준으로 볼 때 그 중 몇 가지가 수입된다는 식으로 특정해서 보도했어야 했다”며 반론보도로 이를 바로 잡으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PD수첩이 인간광우병으로 숨진 것처럼 보도한 아레사 빈슨씨의 사망과 관련해서는 “보도는 허위이지만 후속 정정보도를 했기 때문에 원고 측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조치를 할 수단이 없다” “라면스프나 알약 캡슐 등을 통해서도 광우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수입위생조건 합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제대로 된 협상을 했는지 의문”이라는 내용의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보도가 아닌 취재팀의 판단 또는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보이는 만큼 정정ㆍ반론보도 청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원 판결에 따라 MBC는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0일 내에 방송 중 정정 및 반론보도문을 자막으로 표시하고 낭독해야 한다. MBC 측은 “판결문을 받아 본 뒤 이를 받아들일지 혹은 항소할 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송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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