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예보에는 야외 활동에 지장이 없는 걸로 나와 있는데 그럼 이번 주말에 놀러 가도 됩니까?"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 만큼 '한 때 비 온다'라고 차라리 말씀하셨으면 나았을 텐데 오후에 비 온다고 했다가 새벽에 비 오면 그건 국민들이 화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요?"
어느덧 100회를 맞이하는 K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단박 인터뷰> 진행자가 기상청장에게 던지는 질문의 한 부분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바로 그 말을 하고 있었다. 가슴이 다 후련했다. 이 프로그램의 미덕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인터뷰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단박>
요즘 온 나라가 소통의 문제로 속을 끓이고 있다. 대통령과 국민, 여당과 야당,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국민과 국민 사이에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정작 서로 서로를 듣지도 않고, 믿지도 못하고 있다.
TV에서 여러 형식으로 토론이나 인터뷰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실속 없는 토론은 언론 노출도를 높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목적은 달성했는지 모르지만 정작 문제 자체의 궁금증은 충족되지도 당사자들의 이해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하루하루 무수히 이루어지고 있는 영화나 혹은 연예인에 대한 인터뷰를 보더라도 그저 틀에 박힌 질문에 뻔한 답만 돌아온다. 변죽만 울리고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괴담 시리즈나 루머만 난무하고 당사자들 간의 갈등의 폭만 깊어 간다. 도무지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 내에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이 아니다. 우선 나와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서로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MBC 오락프로그램 <황금어장> 의 한 코너 '무릎팍 도사'의 강호동도 사람들이 정말 궁금해 했던 질문을 너무도 직설적으로 던진다. 그리고 출연자는 마음 속 깊숙이 숨겨 놓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다. 그래서 우리는 오락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무릎팍 도사'의 내용에 공감하고 진한 감동을 받는다. 황금어장>
<단박 인터뷰> 홈페이지에는 단박을 '순수 한글로 즉시(at once), 직접적으로(directly), 솔직하게(outright), 현장에서(on the spot), 지체 없이(without delay) 라는 뜻'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는 왜 이런 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가. 단박>
소통은 내가 일방적으로 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생각을 솔직히 말하고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들으면서 서로 이해를 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정신과전문의 하지현씨의 저서 <소통의 기술> 을 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 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소통의>
그러나 현대의 인간관계에서 소통은 언제나 안개 속에 있다. 내 진심을 표현하고 싶어도, 상대방의 진심을 이해하고 싶어도 서로를 오가는 소통에는 수많은 장애물과 난관이 가로막고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 사이에서도 대화가 통하기 어렵고, 더욱이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크고 작은 '소통'의 문제들이 우리를 괴롭힌다. 사회 속에서 인간의 삶이 커뮤니케이션의 연속인 이상,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의 거의 모든 활동을 포괄하고 있다. 소통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인류학적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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