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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氣滿堂' 한나라 첫 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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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氣滿堂' 한나라 첫 연석회의

입력
2008.07.3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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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30일 한동안 중단했던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를 부활해 첫 회의를 열었다. 무엇보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양 진영의 수뇌가 모두 참석하는 공식회의여서 시선을 끈 첫날은 비교적 화기애애했다. 출발은 순조로웠던 이 회의가 앞으로 당내 갈등을 용해하며 주요 정책을 이끄는 장이 될지, 아니면 갈등을 증폭시키는 싸움터가 될지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들과 최고위원을 비롯해 무려 26명이 참석했다.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홍사덕 안상수 의원 외 양대 계파의 주요 인물이 대부분 나왔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퇴임 이후 2년여 만에 당무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박희태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오늘은 참 좋은 날이다. 그야말로 화기만당(和氣滿堂)으로 화합의 기운이 방안에 가득하다”며 “국민이 만족하고 감동하는 정치를 펴도록 서로 머리를 맞대자”고 분위기를 띄웠다. 박근혜 전 대표도 “한 말씀 하시라”는 박 대표의 4차례에 걸친 권유 끝에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서 여러분을 뵙게 돼 반갑다.

앞으로 연석회의가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운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상득 의원과 박 전 대표, 박종근 김무성 의원 등의 이름을 죽 언급하며 “한나라당 가족들이 모처럼 모인 것 같아서 아주 기쁘다”고 덕담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소통의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약간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분위기는 좋았다는 전언이다. 당직자들의 현안보고와 논의가 오갔고, 이상득 의원은 미분양 아파트 증가 문제에 대한 총체적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고 계속 수첩에 뭔가를 메모했다고 한다. 복당한 의원들에 대한 위로와 덕담도 있었다. 발언하려는 중진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부족해 다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상득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분위기가 좋았고, 민생 문제 등을 다뤘다”며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최고위원회의를 거들어 주고 조언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정권위기론이 있다’는 질문에 “너무 과장할 필요가 없고 그런 어려움은 항상 있었다. 조그만 회사를 운영해도 그런 어려운 일들이 나온다”고 했다.

이처럼 출발은 좋지만 앞으로 항상 그럴지는 알 수 없다. 근본적으로 친이 친박 계파 간 긴장이 워낙 팽팽한지라 혹여라도 갈등이 폭발한다면 이 회의가 양측의 전장이 될 개연성이 다분하다. 현안에 대한 이견이 번번히 노출되는 장이 될 수도 있다. 또 참석자가 워낙 많아 밀도 있는 논의를 기대하긴 어려운 면도 있다. 결국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보약이 될 수도, 독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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