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 박중원(40)씨가 코스닥 상장사 뉴월코프를 인수ㆍ운영하는 과정에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 있는 체육계 인사와 전 국회의원 자제 등 특권층들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수사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는 29일 지난해 3월 뉴월코프 실제 사주였던 조모씨에게 박씨를 소개해 준 이 회사 고문 선병석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선씨는 2006년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불거진 ‘황제 테니스’ 논란에서 이 대통령에게 전직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들과의 경기를 주선했던 인물이다. 또 박씨가 지난해 11월 회삿돈 181억원의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실사계약서를 위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처럼 꾸몄던 코스닥 기업 D사의 현 대표이사도 선씨다.
검찰은 선씨를 상대로 조씨에게 박씨를 소개시켜 준 경위와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박중원씨 영입에 관여한 사실도, 박씨를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하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된 적도 없다”고 관련사실 일체를 부인했다.
검찰은 조씨가 선씨의 주선으로 박씨를 영입한 뒤 박씨와 함께 당시 코스닥 시장에 유행하던 ‘재벌 테마주’를 이용해 주가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있다. 뉴월코프는 지난해 3월 박씨가 자기자본 30억원을 투자해 지분 130만주를 취득한 것으로 공시했지만 실제는 명의개서만 하고 지분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가 ‘재벌 테마주’ 바람을 기대하고 대기업 가문 자제인 박씨를 ‘얼굴마담’ 형식으로 영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어 뉴월코프는 쿠웨이트 오일폐기물 재처리 플랜트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공시, 대기업 전직 총수의 아들이 자기 돈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순탄하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처럼 외관을 꾸몄다.
특히 조씨는 이 과정에서 박씨에게 자신의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서도 나중에 수익이 나면 이를 분배해 나누는 파격적 조건까지 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박씨가 뉴월코프에 함께 합류한 이모 부사장도 주가조작 및 횡령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두고 신병확보에 나섰다. 이씨는 호남 중견기업 창업주의 3세이자 이모 전 의원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함께 조씨와 박씨가 미국 기업을 인수한다며 해외로 송금한 65억원이 사실은 해외투자를 가장한 횡령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뉴월코프가 오일폐기물 재처리 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한 미국 기업 S사가 오일폐기물과는 무관한 위성데이터 수집 및 재처리 시스템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인데다 자본잠식상태로 투자가치가 전혀 없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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