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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랜디 포시의 웰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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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랜디 포시의 웰다잉

입력
2008.07.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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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미국에서 라는 책이 출간되자마자 단숨에 뉴욕타임스, 아마존닷컴 등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국내의 내로라는 출판사들이 저마다 판권을 따내려고 달려들었고, 경쟁입찰에서 제시된 선(先)인세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결국 전력투구한 S출판사가 낙점됐고 6월 중순 번역본이 나왔는데, 이번엔 S사가 지급한 인세가 화제가 됐다.

종전 최고가로 알려진 <에너지버스(2007)> 판권 인세의 3배가 넘는 60만달러대라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 출판시장은 외국출판사의 봉”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 국내외로 많은 얘기를 낳은 <마지막 강의> 의 저자 랜디 포시 미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47세의 나이로 지난 25일 새벽 끝내 숨졌다고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컴퓨터공학 전공인 젊은 교수의 죽음에 이토록 큰 관심을 보인 것은 말기 췌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그의 지난해 9월 고별 강의 덕분이다. 암 진단 후 1년여 만에 학생과 동료교수 400여명 앞에서 포시 교수가 펼친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실현하기’라는 주제의 강의는 이 자리에 참석한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져 전 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

▦ 유튜브 등 동영상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널리 퍼진 이 강의는 결코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다. 경쾌하고 일상적이며 건강하다. “삶을 즐기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잘못했으면 흔쾌히 사과하며 다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라”는 포시 교수는 성취 과정에서 부닥치는 벽마저 “우리가 뭔가를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지 시험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오프라 윈프리 쇼’ 등에 출연해 “우리가 가진 카드를 바꿀 순 없으나 카드를 치는 방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 삶의 전도사로 짧은 여생을 쪼개 썼다.

▦ “미국 젊은이들에게 열정과 영감을 불러일으킨(부시 대통령)” 그의 부음을 접하며, 죽음 앞에 의연함으로써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이른바 ‘웰다잉(well-dying)’을 생각하게 된다. ‘웰빙(well-being)’에서 진화한 이 개념은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의 완성’이라는 관점을 깔고 있다. 묘하게도 얼마 전 파이낸셜타임스는 ‘When death is a reminder to live(죽음을 통한 삶의 성찰)’라는 제목으로 최근 한국의 직장 학교 종교계 등에서 관심을 끄는 임종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포시 교수도 한 말 얹었을 법한 이 프로그램의 주제는 성찰이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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