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표기를 통해 사실상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려 한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미 의회와 상당수 연방기관은 이미 독도를 한일간 분쟁지역으로 기술하고 있다.
독도의 분쟁지역화는 일본이 한국의 실효적 지배에 맞서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전파시키기 위해 꾸준히 사용해온 전략이다. 미 기관들은 대체로 독도의 명칭을 일본의 주장이 반영된 리앙쿠르 암(Lincourt Rocks)으로 표기하는 동시에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기술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인터넷 홈페이지의‘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서 한국을 소개하면서 ‘국제분쟁(Disputes-international)’항목에 “한국이 1954년 이후 점유하고 있는 리앙쿠르 암(독도/다케시마)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서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독도와 관련된 분쟁을 언급했다.
이 국제분쟁 항목에는 남북간이 대립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의 군사분계선(MDL),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도 포함돼 있다. CIA 월드팩트북은 일본에 대한 소개에서도 국제분쟁 항목에 한일 두 나라를 언급한 순서만 바꾼 채 똑 같은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최근 독도 주제어를 리앙쿠르 암으로 변경하려다 한국측이 항의하자 일단 유보한 미 의회 도서관도 한국의 국가 현황을 소개한 ‘컨트리 스터디’에서는 독도를 리앙쿠르 암으로 지칭하고 일본이 영유권을 다투는 분쟁지역이라고 명기했다.
미 의회 도서관의 한국 ‘컨트리 스터디’에는 또 ‘지리’항목에서 남한의 위치와 면적, 국경선, 기후 등을 소개하면서 ‘분쟁’이라는 소항목에 북한과의 분계선과 함께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리앙쿠르 암’을 포함시켰다. 미 의회 도서관도 CIA 홈페이지와 비슷한 기조로 독도를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 의회도서관의 일본 소개에는 ‘리앙쿠르 암’이나 ‘분쟁지역’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 국무부 인터넷 홈페이지도 한국 국가 개황 설명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으로 표시한 지도를 게재하고 이 페이지를 미 의회 도서관의 ‘컨트리 스터디’와 연결시켜 놓고 있다. 국정원측은 29일 2004년 CIA 월드팩트북이 독도에 대해 ‘해결되지 않은 분쟁(unresolved disput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우리측의 문제제기로 2005년에는 이 표현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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