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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승부수 '리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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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승부수 '리노베이션'

입력
2008.07.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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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신라호텔은 총 280여억원을 투자해 3년에 걸쳐 레스토랑과 로비, 지하층, 연회장 등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설립이래 최대의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5개의 레스토랑을 4개로 줄이고 지하층에 명품 아케이드를 신설했으며, 특히 고급호텔로선 전례 없이 클리닉과 자산관리 금융사 등이 입주한 라이프스타일존(5층)까지 만들었다. 호텔업계에선‘고비용, 저수익’의 사업구조를 가진 호텔 경영 특성상 이 같은 대규모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대해 오너의 무모한 독단이라며 경영악화를 우려했다.

그러나 효과는 3년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출은 연 10%대 신장을 이어갔고, 이익(세전)도 연평균 45%씩 성장했다. 이를 계기로 호텔업계엔 ‘리노베이션(보수작업)이 곧 이노베이션(혁신)’이란 인식이 확산됐다.

푹푹 찌는 여름철이지만 국내 유명 호텔들은 요즘 ‘리노베이션’ 중이다. 고유가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경영난이 심화되는데도, 호텔들은 새옷 입기에 분주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고급고객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고급호텔들로선, 리노베이션이야말로 미래를 내다보는 가장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올 4월로 특1급 호텔로 승격한 서울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이 그런 경우다. 내년 말까지 총 150억원을 투자해 호텔 객실과 컨퍼런스홀 등 호텔 전반을 손 볼 예정이다. ‘특1급’에 걸맞게 심해에서 채굴한 대리석으로 로비를 꾸미고 객실 침대는 천연 오리털 소재의 이중 매트리스로 된 마이배드’로 바꾸고 있다.

이 호텔 이정화 주임은“갈수록 고급화, 개성화하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변신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며 “이미지와 서비스의 결집체인 호텔사업에서 10년을 내다보는 리노베이션이야말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개관 13년째를 맞아 호텔 리츠칼튼 서울은 총 200억원을 투자해 객실 리노베이션을 진행중이다. 고객수요에 맞춰 객실 수를 줄이는 대신 룸 사이즈를 늘리고 편의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 호텔 김하연 주임은“리노베이션을 통해 국내 최상급 고객을 흡수함으로써 매출이 연간 1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JW 메리어트 호텔도 이달부터 총 100억원을 투자해 내년 3월까지 객실을 리노베이션한다. 미국 유명 디자인 회사인 겐슬러가 참여,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분위기의 비즈니스 호텔로 거듭날 예정. 이민영 판촉이사는 “어려운 때일수록 더 투자하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뒤쳐지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라며 “이번 개ㆍ보수를 통해 연 객실점유율을 90%대로 끌어올리고 연 매출 6%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서울 남산의 그랜드하얏트 호텔은 개장이래 4번째 리노베이션을 진행중이다. 1978년 오픈이후 30년간 리노베이션에 들어간 돈만 약 2,000억원. 호텔을 하나 새로 지을 만한 액수다. 남산과 한강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이 호텔은 좁고 낡은 객실에 대한 고객불만이 늘어나자, 올 2월 객실 5개 층에 대한 리노베이션을 마친데 이어 추가로 내년 초까지 나머지 3개 층에 대한 공사를 완료한다.

호텔 관계자는“레노베이션 이후 객실 이용률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재 방문하는 고객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아무리 호텔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다 해도 새롭고 트렌디한 조류를 따르지 못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형적인 노후 시설 개ㆍ보수만으론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한 ‘컨셉’의 변화나 호텔운영에 관한 소프트웨어 혁신 없이, 단지 고급자재를 쓰고 화려한 조명만 설치해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우종 신라호텔 마케팅 팀장은 “리노베이션 효과는 단지 외형의 변화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고객의 니즈를 고려한 호텔의 근본적인 컨셉 변화가 따르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리노베이션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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