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점입가경이다. 선거를 이틀 앞둔 28일에도 후보간 ‘진흙탕 싸움’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나올 건 다 나온’ 형국이다. 불법선거운동, 색깔론에 이어 급기야 논문표절까지 등장했다. 정책 대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공정택 후보는 이날 주경복 후보에 대해 논문표절 의혹을 전격 제기했다. 공 후보측은 “건국대 교수인 주 후보가 1995년 학술지 <불어불문학연구〉에 게재한 논문 중 약 2쪽 분량의 내용을 96년 발간된 저서 〈레비스트로스〉에 별도의 인용없이 그대로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본인의 연구성과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자기표절내지는 이중게재에 해당돼 학술 윤리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p>불어불문학연구〉에>
공 후보는 또 “전국교직원노조 간부 출신 인사들이 주 후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데도 후보 자신은 전교조와 관련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주 후보 역시 공 후보의 교육감 재임 당시 행정 실책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맞대응을 이어갔다. 주 후보측은 “공 후보가 교육감으로 있을 때 특정 업체가 공사 수주를 독식해 몰아주기 의혹이 있다”며 “3년 연속 청렴도 꼴찌라는 결과는 구조적 부패의 산물”이라고 몰아 붙었다.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공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가 한층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공 후보는 27일 주 후보의 6월 민주노동당 임시전당대회 지지발언을 문제 삼아 검찰 고발 방침을 밝혔고, 앞서 24일에는 학점 남발, 6ㆍ25 통일전쟁 발언 등 자질론과 색깔 논쟁을 연이어 부각시켰다.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주 후보를 향한 공 후보의 ‘전략 수정’은 후보 단일화 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 결과, 주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기 위해 사실상 최후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공 후보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반(反) 전교조’를 내세운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수단체 및 원로들의 잇단 지지선언과 단일화 압박에도 나머지 보수성향 후보들이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만 후보는 이날 “부당한 단일화 압력이 계속될 경우 당사자는 물론 당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며 공 후보를 겨냥해 으름장까지 놨다.
8년간 서울시교육감을 지낸 유인종 건국대 석좌교수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특정 단체를 대변한다는 말 자체가 난센스”라며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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