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가 원유와 천연가스의 최후 보고라는 사실이 실증되면서 북극해 부근에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가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북극 심해 개발을 놓고 인접국의 경쟁이 불붙고 있다”며 “북극 유전 개발이 성사되면 러시아가 가장 큰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28일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가 북극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을 정밀 조사,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극권에는 90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 전세계에 남아 있는 원유의 13%에 해당하며 전세계가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천연가스는 전세계 매장량의 30%에 달하는 47조3,000억㎥가 북극권에 묻혀있다.
북극권에는 러시아,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5개국의 영토가 물려 있다. 이중 러시아 영토인 서부 시베리아 유역에 원유와 천연가스 등 1,326억 배럴 분량의 에너지가 매장돼 있으며 러시아 동부 바렌츠해 부근에도 618억 배럴의 에너지가 묻혀 있다. 반면 2위인 미국은 알래스카에 728억 배럴이 매장돼 있을 뿐이다. 하지만 원유 및 천연가스 매장지역 중 여러 곳이 국경 미확정 지역이어서 개발권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투자와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잠수정을 파견, 북극점 수면 아래 4㎞ 지점에 자국기를 꽂고 이 해저지역에 자국 과학자 로소모프의 이름을 붙이는 등 북극지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FT는 경제분석가 네일 맥마혼을 인용해 “러시아의 원유생산량이 올해부터 감소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크렘린이 북극해 지역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지금의 시추기술로는 실용화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북극해 4㎞ 밑의 천연가스 개발에 착수하는 등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 노르웨이도 북극 스노비트 지역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캐나다는 뷰포트해의 5개 구역과 매킨지 밸리 개발권 입찰을 지난달 실시하기도 했다. USGS에 따르면 현재 북극해 인근에서는 대부분 육지에서 석유가 생산되고 있지만 총매장량의 84%는 근해에 있다.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북극 심해 유전 개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네일 맥마혼은 “북극해의 얼음이 얇아지면서 심해 유전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점점 더 현실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북극해의 얼음이 2013년 여름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얼음이 녹으면 북극권을 지나는 새 항로가 개통돼 북극에서 채취한 자원의 수송 등이 편리해지겠지만 개발에 앞서 전세계 차원의 지구환경 보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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