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놓고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당공천이 배제돼 있지만 서울시민들이 직접 투표하는 첫 교육감 선거라는 점에서 결과에 따라 여야의 이해득실이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6명의 후보 가운데 현 교육감인 공정택 후보 등 보수성향 후보 4명은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선거포스터를 사용하고, 주경복 후보와 이인규 후보는 민주당의 상징인 녹색을 쓰고 있다. 유권자들은 사실상 ‘공정택=한나라당, ‘주경복=민주당’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의 의미를 담고 있는 데다 일종의 여야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바짝 긴장하며 선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현정권 출범 후 주요성과가 없고 여야 정쟁만 격화한 상황에서 민심의 지표를 확인할 기회”라며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탄생하면 현 정권의 국정운영이 상당히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 윤경주 폴컴 대표는 “1,000만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만큼 이명박 교육정책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피할 수 없다”며 “이런 매머드 선거에서 여당이 패하면 MB의 각종 공약 중 국민의 지지를 받는 작품을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대선과 총선 이후 서울 민심의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어 민주당은 2010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터닦기 차원에서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과 민노당 등 야권이 미는 주 후보가 이길 경우 수도권에서 야권 지지세 복원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는 반면, 한나라당에게는 지방정부 일당 독점체제가 쇠퇴기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보수후보가 난립한 한나라당은 내심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공 후보의 패배할 경우 이 대통령의 교육정책이 국민에게 불신받는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무척 부담스럽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이명박 대 반 이명박 구도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도 “4ㆍ9 재보선이 있긴 했지만 정권 초기 서울에서 치러지는 대형 선거에서의 패배는 정권 차원의 치명타”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교육감의 임기가 2010년 6월까지이기에 다음 지방선거에선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사실상의 러닝메이트 체제로 나서게 된다”면서 “이긴 쪽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