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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토록 허망하게 장병들을 잃는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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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토록 허망하게 장병들을 잃는 군대

입력
2008.07.2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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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해안초소 붕괴사고로 병사 3명이 숨진 데 이어 강원 양구 육군부대 산사태로 2명이 또 희생됐다. 비 피해라고 하지만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 군의 최우선 과제는 어떤 위기 상황에도 철저히 대비, 전력의 핵심인 장병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이런 상식을 외면한 사고가 거듭되는 것은 장병들이 안전과 거리 먼 열악한 근무 환경에 방치된 현실을 확인시킨다. 장병의 안위를 먼저 돌보는 지휘관들의 각성과 함께 낡은 군사시설 개선을 위한 투자가 시급하다.

해안초소 붕괴사고는 ‘21세기 첨단군’을 지향하는 우리 군의 허술한 기초를 그대로 드러냈다. 군과 사회는 틈만 나면 북한의 위협과 동북아 안보질서 변화에 대응하는 국방력 강화를 외치고, 실제 국력에 벅찰 정도로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그러나 40년 가까이 낡은 초소를 방치, 밤새워 경계 근무하던 병사들이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숨지게 한 것은 참담한 일이다. 국방의 근본이 무엇인지 군과 사회가 함께 반성해야 마땅하다.

물론 직접 책임은 콘크리트가 부스러질 만치 노후한 초소의 안전 점검은 소홀히 한 채, 방호력을 높이기 위해 10kg짜리 모래부대를 무려 60개나 지붕에 쌓게 한 지휘관들에게 있다. 겉보기에 완벽한 전투태세보다 장병의 안위를 소중히 여겼다면 초소의 상태를 먼저 고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 원인은 각종 군 시설의 태반이 20~40년이나 낡은 데 있다. 군 시설은 애초 설계와 시공부터 부실한 데다, 유지 보수 예산마저 부족해 민간시설보다 내구성이 크게 떨어진다. 군도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전방 GOP(일반전초)와 병영생활관 신축에 비해 해안초소 등의 작전시설 개축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 있는 상태다.

이런 현실은 우리 사회가 이념과 안보 논쟁에 매달려 치열하게 다투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장병의 안녕과 복지를 돌보는 데 소홀한 잘못을 새삼 일깨운다. 병사들의 허망한 죽음을 그저 안타까워할 게 아니라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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