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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 '리버보이' 작가 팀 보울러 "어릴적 감성 떠올리는데 나이는 문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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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 '리버보이' 작가 팀 보울러 "어릴적 감성 떠올리는데 나이는 문제 안 돼"

입력
2008.07.2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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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국내 출간돼 30만 부가 판매된 성장소설 <리버보이> 의 작가 팀 보울러(55)가 방한했다. 그의 세 번째 한국어판 출간작인 <스쿼시> (원제 Shadowsㆍ다산책방 발행) 홍보를 위해서다. 그는 26일 오후 2시 강남 교보빌딩에서 문학 행사를, 오후 5시30분엔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갖고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1995년부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보울러는 97년 출간한 세 번째 소설 <리버보이> 가 이듬해 영국의 권위 있는 청소년문학상 ‘카네기 메달’을 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지금까지 12편의 장편을 출간했고 연내 3편을 더 낼 예정인 그의 모든 소설은 10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스쿼시> 는 99년 발표된 장편으로, 아버지의 과도한 기대에 억눌린 열여섯 살 스쿼시 선수 ‘제이미’가 주인공이다. 라이벌 ‘데니’와의 시합에서 졌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손찌검 당한 제이미는 추운 겨울밤 혼자만의 장소인 창고에 갔다가 만삭의 동갑내기 소녀 ‘애비’를 만난다.

“오랫동안 그늘 속에 있다 보면 누구나 그림자가 되는 법”이라며 스스로를 ‘그림자’라고 부르는 그녀는 자신을 쫓는 두 남자를 피해 이곳에 숨었던 것. 사연 많고 냉정한 이 떠돌이 소녀에게 제이미는 동질감을 느끼며 헌신적인 도움을 준다. 아버지의 실망감이 다시금 체벌로 돌아온 어느날 제이미는 애비와 가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또다른 잔혹한 폭력이 둘을 뒤쫓는다.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보울러는 “애정보다 집착이 앞서는 제이미 부자(父子)는 교사로 일하던 시절 실제 접했던 사연을 모티프로 한 것”이라며 “30년 동안 즐겨온 스쿼시에 대한 개인적 애정까지 담겨 있어 <스쿼시> 는 내게 특별한 소설”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장엔 그와 함께 내한한 부인 레이첼 메이 보울러(53)도 참석했다.

_이번 소설엔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있나.

“제이미와 애비와 달리, 나는 온화한 부모님을 둔 덕에 청소년기를 큰 어려움 없이 지냈다. 스쿼시, 항해, 수영 등 내 경험이 소설 속에 묘사되지만, 이야기 자체가 자전적인 경우는 없다. 캐릭터 역시 내가 만난 개개인들의 삶의 단면을 조합해 만든다. 사실 작가에게 얼마만큼 특별한 일을 겪었는가는 중요치 않다. 그 일을 통해 어떤 내면적 경험을 겪었는가가 중요하다. 그것이 특별한 소설을 쓸 수 있는 원천이다.”

_50대 중반인데 10대의 감성을 어떻게 되살리는지 궁금하다.

“아버지가 올해 86세인데 아직도 어린 시절의 경험과 감정을 생생히 기억한다. 어린 시절 50대가 된 나를 생각하면 까마득한 느낌이 들곤 했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그때 일이 어제처럼 느껴진다. 어릴 적 감성을 떠올리는 일에 나이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_당신 작품은 흔히 성장소설로 분류된다. 성장소설을 어떻게 정의하나.

“10대를 주인공으로 삼는 것은 그들이 아이도 어른도 아닌 독특하고 매력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다. 전쟁터 같은 환경을 거쳐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성장소설은 10대가 겪어야 할 지난한 과정을 생생히 묘사하는 동시에 그들이 겪는 지적, 육체적, 성적, 감성적 변화 전반을 아울러 보여주는 작품이다.”

_<스쿼시> 의 두 주인공은 겹겹의 폭력에 둘러싸여 있다. 비극적 세계관을 담은 듯하다.

“나는 소설을 통해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없다. 작가의 임무는 설교가 아니라 최고의 스토리를 뽑아내 독자에게 무엇이 옳은지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것이 이야기의 힘이다. 물론 두 주인공은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고, 그것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소설은 끝난다. 하지만 두 사람이 난관을 극복하고 한층 강해지는 과정이 잘 묘사돼 있고, 개인적으론 이 점이 이 소설에서 가장 맘에 든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사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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