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보날디 지음ㆍ성일권 옮김/고주윈 발행ㆍ220쪽ㆍ1만원
석유 위기의 본질은 대체 에너지의 개발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삶의 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책은 2016년 5월 5일, (거의) 석유 없는 삶의 풍경을 그려 보인다. 프랑스의 가족 수당 및 사회보장 분담금 징수 연합인 우르샤프가 어떤 부분의 과세를 신설했을까? 풀 뽑는 사람, 뗏목꾼, 인력거꾼 등 한결 같이 전근대적인 업종들이다. 1789년(프랑스 대혁명) 이전의 중세적 풍경이 몇 년 뒤면 파리에서 실제로 벌어진다는 예측이 천연덕스레 펼쳐진다.
또 이산화탄소 방출과 온실 효과라는 부작용에도 불구, 석탄이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떠오른다. 우아한 승마 도로, 한껏 멋을 부린 수레, 다시 부각되는 뗏목 등 탈석유의 시대가 빚어낼 풍경화가 멋스럽기까지 하다.
갈수록 오르는 유가의 압박 속에 대안으로 거론되는 석탄과 천연가스, 핵, 수소, 바이오연료 등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니다. 10여 년 안에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찾기는 어렵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석탄과 천연가스, 핵, 수소, 바이오 연료 등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아닌 현실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대안은 무엇인가? 프랑스의 인기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문명비평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석유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그 근거는 시뮬레이션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기업가와 경제학자, 과학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까운 미래에 닥칠 ‘거의’ 석유 없는 현실을 예상했다.
이 책은 결국 문명 비평서다. 석유를 상실한 인간은 그 대가로 이웃과의 연대, 스스로에 대한 존중, 노동에 대한 애정 등을 얻을 것이라는 예견은 곧 현대 풍자의 우화로 비친다.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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