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만남이었다.
요미우리 이승엽(32)이 102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야쿠르트의 마무리 임창용(32)과 끝내기 찬스에서 마주했으나 아쉽게 범타로 물러났다. 임창용은 이승엽을 잘 막았지만 다니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와 패전(시즌 4패)의 멍에를 썼다.
이승엽은 25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홈경기에서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승엽이 도쿄돔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4월14일 이후 102일 만. 이승엽이 1루를 맡으면서 그동안 1루수 미트를 꼈던 오가사와라는 원래의 포지션인 3루로 돌아갔다.
바짝 치켜올린 머리에 까맣게 그을린 얼굴에서 그간의 마음고생과 강훈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승엽이 0-1로 뒤진 2회 첫 타석에 들어서자 도쿄돔을 가득 메운 팬들은 ‘부활 이승엽’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4번 타자의 귀환’을 환영했다.
이승엽은 야쿠르트의 우완 선발 타테야마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히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두 번째 타석은 더 아쉬웠다. 이승엽은 0-2로 뒤진 4회 다테야마의 직구를 제대로 밀어쳐 큰 타구를 날렸고, 도쿄돔을 가득 메운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타구는 좌측 폴을 살짝 비켜나는 파울홈런. 결국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된 이승엽은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낮은 유인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임창용과 맞닥뜨린 마지막 네 번째 타석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이승엽은 1-2로 뒤진 9회 무사 만루에서 임창용의 3구째 149㎞ 짜리 직구를 받아쳤지만 빗맞아 방망이가 부러지며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승엽은 시즌 타율이 종전 1할3푼5리에서 1할2푼5리로 낮아졌다.
그러나 경기를 중계한 SBS 스포츠의 백인천 해설위원은 “안타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타격 흐름은 괜찮았다. 볼카운트를 끌고 가는 승부가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2-1로 앞선 9회 마무리로 등판한 임창용은 연속 안타와 고의4구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아베에게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동점, 대타 다니에게 끝내기 중전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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