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그 라르손 지음ㆍ임호경 옮김/아르테 발행(전2권)ㆍ395, 350쪽ㆍ각권 1만2,000원
스웨덴 시사경제 월간지 <밀레니엄> 의 편집주간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부패한 재계 거물 베네르스트룀의 비리를 폭로하려다 오보를 내고 고소 당해 유죄 판결을 받는다. 일급 탐사보도 기자로서의 명예를 잃고 수감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대재벌 ‘반예르 그룹’의 은퇴한 총수 헨리크 반예르가 거액의 보수가 걸린 일거리를 의뢰한다. 밀레니엄>
반예르 가(家)가 모여 사는 헤데뷔 마을에서 36년 전 사라진 조카 하리에트가 누구에 의해 살해된 것인지 밝혀달라는 것. 성공하면 베네르스트룀을 확실히 몰락시킬 정보를 주겠다는 제의에 블롬크비스트는 이 막막한 작업에 착수한다.
민완 기자답게 그는 하리에트가 실종된 날의 정황을 치밀하게 재구성해 간다. 취재가 진행됨에 따라 손이 필요해진 그에게 깡마른 체구에 괴팍한 성격을 지닌, 그러나 해킹과 자료 분석에선 천재적 능력을 발휘하는 여자 조사원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구원처럼 찾아온다. 냉철한 40대 기자와 20대 천재 해커, 이 손발 잘 맞는 콤비가 성큼성큼 ‘그날’의 진실에 접근해감에 따라 이를 제지하려는 누군가의 위협도 강도를 더해간다.
“뜬눈으로 (출근해야 할) 월요일 아침을 맞기 싫다면 일요일 저녁엔 <밀레니엄> 을 펼치지 말라”는 한 프랑스 독자의 독후감이 호들갑스레 여겨지지 않는 이 스릴러 추리소설은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1954~2004ㆍ사진)의 유작 <밀레니엄> 시리즈의 제1부다. 밀레니엄> 밀레니엄>
좌파 잡지 창간인이자 기자, SF 전문가였던 라르손은 ‘노후 보장용’으로 10부작 추리소설 집필을 계획하고 2004년 11월 첫 3부작 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지 12일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불행히도 그는 2005~2007년에 걸쳐 출간된 자신의 3부작이 스웨덴의 주요 추리문학상을 휩쓸고, 유럽 12개국에 번역돼 현재 1,000만 부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을 보지 못했다.
정교한 플롯과 뜻밖의 반전, 개성 강한 캐릭터 등 연작 추리소설의 기본 요소에 충실한 이 소설은 극우적 정치 성향, 근친상간, 연쇄 살인 등을 소재로 인간의 광기를 천착한다. 여기에 작가는 스웨덴 사회ㆍ경제의 문제적 상황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며 작품의 몸집을 키운다.
그의 오랜 기자 경력에서 비롯했을 현실 문제에 대한 깊고 날카로운 이해가 수학 문제 풀 듯 논리적이고 정치하게 짜인 플롯에 녹아들면서 소설의 격조는 한층 높아진다. 뜨겁기보단, 북유럽의 겨울처럼 시리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2부는 11월, 3부는 내년 2월에 국내 출간될 예정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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