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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드 웨딩/ "다시 한번…" "민망하게…" 수줍어하던 엄마가 더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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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드 웨딩/ "다시 한번…" "민망하게…" 수줍어하던 엄마가 더 좋아했다

입력
2008.07.2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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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나와 결혼해 주겠소?”

하객들의 웅성거림도, 환한 스포트라이트도 없다. 앳된 홍조와 부끄러운 시선 대신 세월의 더께 같은 잔주름과 부기 오른 손이 마주한다. 1등 신부, 1등 신랑은 아니었어도 10년, 20년 곁을 지켜준 고마움, 혹은 미더움으로 서로를 부른다.

9월 결혼 예정인 간호사 이화영(29)씨는 지난 6월 웨딩사진 촬영 때 시부모님의 웨딩사진도 함께 찍어드렸다. 가족사진을 남기자는 부모님의 권유에 이왕이면 부모님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

이씨는 “평생 지방에서 어렵게 고생하신 시부모님을 위해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며 “시어머니가 새 신부처럼 좋아하셔서 덩달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리마인드 웨딩’(부부가 결혼식이나 결혼 이벤트를 다시 한번 치르는 것)을 즐기는 부부가 늘고 있다. 최근의 리마인드 웨딩은 금혼식(결혼 50주년) 은혼식(결혼 25주년) 기념 파티, 혹은 연예인이나 일부 상류층이 호화판 이국적인 채플웨딩을 치르는 것과는 다르다. 평범한 중년 부부나 신세대 부부가 알뜰하게 부부 이벤트를 즐기는 것이다.

■ 부모님 효도 선물, 부부 성장 앨범

리마인드 웨딩에 대한 관심은 20, 30대 젊은층에서 높다. 부모님의 해로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자녀들이 효도 선물로 리마인드 웨딩을 준비하는 것이다.

자신들은 스튜디오 사진과 비디오 촬영 등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지만 부모님들은 달랑 사진 한 장만 남았거나 아예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웨딩라인 조유정 컨설턴트는 “많은 부모님들이 ‘낯간지럽다’ 혹은 ‘비싸다’는 이유로 사양하지만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웨딩 촬영 땐 특히 어머니들이 웨딩드레스를 다시 입어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젊은 부부들은 리마인드 웨딩에 더욱 적극적이다. 거창한 식을 다시 치르지 않더라도 가족사진을 겸한 기념사진으로 ‘부부 성장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세월의 흔적처럼 주름이 늘고 점차 변해가는 부부의 모습을 남기면서, 해마다 결혼 첫 해의 다짐을 되새기겠다는 의미다.

예비 신부 이화영씨는 “시부모님이 나이 들어 웨딩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우리 부부도 기념일마다 웨딩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1년에 한번 20만원 안팎인 앨범 값 들인다고 생각하면 한 끼 외식으로 그만한 돈을 쓰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웨딩 김태욱 대표는 “요즘은 결혼식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결혼 후 부부 생활을 더욱 소중하게 가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똑똑한 부부들이 늘고 있다”며 “리마인드 웨딩은 부모님을 위한 효도선물로 자녀들이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젊은 부부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 간소하게, 간편하게, 의미 있게

리마인드 웨딩엔 딱히 정해진 틀이 없다. 결혼식과 차이점이 있다면 허례허식을 모두 뺀다는 점이다. 예식을 하더라도 하객은 가족과 친지 50명 내외다.

피로연 행사 땐 축의금을 받지 않고, 일반 예식과 달리 2~3시간 정도 여유롭게 피로연을 즐긴다. 예식 장소도 레스토랑이나 카페, 뷔페 등이고, 주말보다는 평일 저녁 6~8시, 여름 비수기나 겨울 비수기에 치르는 것이 좋다.

아예 비싼 예식 과정을 생략하는 부부도 많다. 웨딩 촬영이나 리마인드 허니문 상품만 이용하는 경우다. 특히 웨딩사진은 중년, 신세대 모두에게 인기 있는 리마인드 웨딩 품목. 순백의 드레스는 모든 여성들의 영원한 로망이기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 특색있고 다양한 사진 기록을 남기는 등 부부만의 인상 깊은 이벤트로 적격이다. 웨딩업체에 의뢰하면 헤어, 메이크업, 스튜디오 촬영 등 시중가보다 20~30% 낮은 금액에 이용이 가능하다.

리마인드 허니문은 꼭 해외로 나갈 필요는 없다. 대한항공은 5월 2박3일 일정의 제주도 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리멤버 허니문’이라는 이름의 이 상품은 제주 서귀포 KAL호텔 야외 결혼식장, 표선 제주민속촌박물관 등에서 리마인드 웨딩 이벤트를 열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웨딩 사진, 가격은 ‘뚝’ 감동은 ‘쑥’

웨딩 사진을 저렴하게 찍을 순 없을까. 예비 부부의 스튜디오 촬영 때 그들의 부모님들에게 턱시도와 드레스를 무료로 대여하는 이색 이벤트를 제공하는 웨딩 전문 스튜디오도 있다. 사진 10여장을 찍고 앨범을 만든 후 10~20만원의 액자 값만 받는다.

서울 청담동 투비원 스튜디오(02-515-3090) 이종현 대표는 “중년 부부들이지만 반지를 끼워주는 청혼 장면 연출 등 웨딩 촬영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부부만이 아니라 성년이 된 아들 딸의 의젓한 모습도 담을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카페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딩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다. 6월 결혼 1주년을 맞은 회사원 김현진(35)씨는 드레스와 턱시도를 대여해주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서울 신림동 도로시 드레스카페를 찾았다.

김씨는 “만삭의 몸으로 드레스를 입은 아내, 아이와 함께 셋이서 웨딩 사진을 찍는 부부도 있었다”며 “결혼식 외엔 드레스를 입을 기회가 없어서인지 아내가 정말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곳엔 웨딩드레스 75벌을 비롯해 교복, 중국과 일본의 전통 의상, 각종 캐릭터 소품 등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이벤트 의상도 구비돼 있다. 20여장의 사진을 파일에 담아주지만, 직접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도 된다. ‘가족 이벤트’ 개념이다. 부부 뿐만 아니라 성년이 된 자녀들이 각각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부자, 모녀, 가족 모두의 사진으로 추억을 담는다.

● 웨딩 컨설턴트의 팁

“중년 여성에게 꼭 맞는 드레스를 찾긴 어렵습니다. 소매가 없이 어깨 부분이 훤히 드러나거나 몸에 딱 붙는 머메이드 스타일보다는 기본 A라인이 좋습니다. 중년 남성에게는 딱딱한 느낌의 턱시도보다 꼬리가 달린 연미복이 훨씬 중후해 보입니다. 조끼와 타이로 다양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어 생동감 있고, 젊어보이는 효과도 있지요.”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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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탁·수박 송송, 알뜰 천연팩 "열살은 젊게"

'리마인드 웨딩'이라 해도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중년의 신부는 소녀처럼 수줍고 설렌다. 이만큼 아름다운 화장을 하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 날이 살면서 몇번이나 올까.

이날만큼은 살림에 찌든 얼굴을 펴고 온세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이 여자의 마음. 하지만 빠듯한 살림살이에 비싼 돈 들여 전문가에게 피부 관리를 받기는 부담스럽다고?

<요요베베의 하루 10분 푸드팩> (시공사 발행)의 저자 김지영(27)씨가 중년의 신부를 위한 '알뜰 3색(色) 천연팩' 노하우를 소개한다. 수박 껍질과 바나나 등 계절 과일을 이용해 각질 제거와 수분, 영양 공급까지 할 수 있는 피부 관리법이다.

■ 각질 제거를 위한 '계란 팩'

계란 흰자는 모공 속의 노폐물을 없애주는 딥클렌징 효과가 있고, 노른자는 레시틴 성분으로 피부 속까지 영양을 주어 두 가지 효과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천연팩이다. 2인분으로 엄마와 딸이 함께 할 수 있다.

● 재료 : 계란 1개, 꿀 1작은술, 밀가루 3작은술. 그릇 2개, 스푼, 브러시, 거즈, 거품기.

1.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각각 그릇에 따로 담는다.

2. 흰자 팩부터 시작한다. 흰자를 거품기로 잘 저어 거품이 많이 우러나게 한다.

3. 거품 난 흰자를 피부에 굳지 않게 주의하며 5분간 살살 문지른 후 세안한다.

4. 준비해둔 노른자에 꿀과 우유 1작은술, 밀가루 3작은술을 섞어 거즈를 덮고 바른다.

5. 30분 후 거즈를 떼어낸다.

■ 수분 공급을 위한 '수박 팩'

수박은 94%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비타민 함유량이 높다. 수박 껍질의 흰 부분으로 팩을 하면 피부에 수분이 공급되고, 우유를 섞으면 미백에 좋다.

● 재료 : 수박 껍질, 우유 1/2큰술, 밀가루 1큰술. 강판, 스푼, 브러시, 거즈, 그릇.

1. 수박껍질의 흰 부분만 강판에 간다(수박 껍질도 버리지 말고 모아둔다).

2. 갈아놓은 수박에 밀가루 1큰술과 우유 1/2큰술을 잘 섞는다.

3. 거즈를 덮고 바른 후 15~20분간 기다린다.

4. 미지근한 물로 씻고 찬물로 마무리한 후, 수박 껍질을 얼굴에 붙여놓으면 피부 진정 효과가 있다.

■ 영양 공급을 위한 '바나나 팩'

바나나에 들어있는 비타민A와 단백질 성분이 피부 세포에 영양을 공급해 거친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노화를 지연시켜 피부를 탄력있게 해준다.

● 재료 : 바나나 1/2개, 우유 1작은술, 밀가루 1작은술. 그릇, 스푼, 거즈.

1. 바나나 1/2을 그릇에 넣고 스푼으로 잘 으깨 준다.

2. 으깨 놓은 바나나에 우유 1작은술을 넣고 섞는다. 이때 농도를 밀가루로 조절한다.

3. 거즈를 덮고 덧바른 후 15~20분간 기다린다.

4. 미지근한 물로 씻고 찬물로 마무리한다.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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