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크게 다쳐 후유증에 시달리던 경찰관이 신병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7일 오전 5시58분께 인천 중구 중부경찰서 영흥파출소 내에서 근무중이던 박모(45) 경사가 38구경 권총으로 자신의 오른쪽 관자놀이를 발사해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경찰관들이 발견했다.
현장을 처음 목격한 정모(51) 경사는 “순찰을 마친 뒤 파출소로 돌아오니 박 경사가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 경사가 쓴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박 경사는 2002년 8월 중부서 도원파출소에 근무할 당시 차량 절도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차에 매달린 채 500m를 끌려간 뒤 땅에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당시 입원 치료를 받았던 박 경사는 이 사고 이후 뇌경색증을 앓아 최근까지 서울 경찰병원에서 매월 1차례 통원 치료를 받아 왔다.
그는 또 2006년 1월 비번인 날 남구 숭의동 자신의 2층 셋방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집주인을 칼로 찌르고 달아나는 강도를 뒤쫓아가 흉기에 찔리면서까지 붙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 박 경사는 몸이 불편했지만 검거 실적이 뛰어나고 의협심도 강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동료 경찰과 유족들은 박 경사가 뇌경색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과 최근 심해진 뇌경색 증세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박 경사가 지병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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